“우리나라에서 과학노벨상이 나오지 않는 이유는 새로운 걸 연구하지 않기 때문이다. 연구자들이 지금 유행하는 주류 학문만 쫓아가다 보니 논문은 많이 나오는데, 노벨상을 받을 만한 게 없다. 교육을 개혁하지 않으면 선진국으로 갈 수 없다.”
오세정 국민정책연구원장은 14일 이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기본적으로 우리나라는 모든 게 틀에 꽉 막혀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서울대학교 물리학과 교수 출신인 오 원장은 국민의당 대통령선거대책위원회 미래준비본부장도 맡고 있다. 본부는 △공정성장위원회 △4차산업혁명위원회 △교육혁신위원회 △좋은일자리위원회 △창업국가위원회 △20~30 희망위원회 △문화미래준비위원회 등으로 구성됐다.
특히 중점을 두는 부분은 ‘교육’이다. ‘교육 개혁’을 통해야만 4차 산업혁명 등 다가올 미래에 대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오 원장은 “국가 교육과정만 봐도, 역사는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배우기로 정한다. 관 주도의 획일적 모델은 틀렸다”면서 “국가 교육과정을 최소한으로 줄이고, 토론 등 창의력을 기를 수 있는 교육 방식을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를 위해 초정권적 ‘국가교육위원회’를 설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가교육위원들에게 대통령(5년)보다 긴 기간의 임기를 보장해 교육 문제만큼은 정권에 휘둘리지 않도록 제도적 장치를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교육선진국 핀란드는 10년 주기로 교육 과정을 전면 개정하면서 광범위하게 의견을 수렴한다. 오 원장은 “시간이 걸려도 이런 방향으로 가야 한다”면서 “교육 현장을 4차 산업에 맞는 창의적 수업으로 바꾸려면 작은 개선으로는 안 된다. 근본적인 변화를 일으켜야 한다”고 했다. 이를 토대로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는 ‘평생 교육’도 강화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일자리 문제의 경우 향후 5년이 고비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베이비부머 세대가 은퇴하기 시작하면 일자리 문제가 다소 해결될 것이라는 기대다. 그러나 문제는 그 안의 5년이다. 오 원장은 “앞으로 5년간은 특단의 대책 없이는 매우 힘든 시기가 될 것”이라며 “중소기업에 들어가서 일하는 사람의 월급을 대기업 월급의 80%로 맞춰주는 등 정부의 재정 투입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문재인 후보가 생각하는 공공일자리 81만 개 공약처럼 공무원을 뽑고 나면, 연금 등 엄청난 재정 부담이 발생한다”며 “공무원을 늘리는 건 가능하면 안 했으면 좋겠고, 민간에서 일자리를 만들고 정부가 돕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문 후보의 일자리 정책을 지적했다.
안 후보가 ‘규제프리존법’에 찬성한다고 밝힌 것과 관련해 “해야 한다. 정부가 앞으로는 민간의 창의성과 다양성을 존중해 줘야 한다”며 같은 입장임을 밝혔다. 이어 “우리는 이념에 얽매이지 않고 실용적인 걸 하겠다는 생각”이라며 “(특별법 시행으로 인해) 새로운 여러 가지 아이디어가 나와 신사업이 등장할 수도 있다. 양면을 잘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연장선상에서 “민간 회사가 창업하거나 외국 사람들이 한국에 와서 회사를 만들 수 있는 생태계를 조성하겠다는 게 장기적인 계획”이라며 ‘민간 주도’ 기조를 재차 강조했다.
안 후보의 공약이 전체를 아우르는 통일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소위 말해 지식인 풍토의 문제다. 진보냐, 보수냐 이런 식으로만 나누면 편한 거다”라면서 “독일이나 스웨덴의 경우 이런 부분에 있어 상당히 플렉시블하다. 독일의 노사 개혁은 사회민주당이 했다. 노동권이 훼손돼도 미래를 위해 풀어 보자고 한 것”이라고 설명하며 탈이념·합리적 개혁 노선을 강조했다.
오 원장은 또 “(일부 정치인들이) ‘안보는 보수고 경제는 진보’라고 하나의 가이드라인처럼 얘기하는데, 진정한 실용주의자나 중도주의자라고 하면 사안별로 판단하는 게 맞다”고 덧붙였다. 최근 안 후보가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한반도 배치에 대한 입장을 반대에서 찬성으로 돌아선 것도 이와 같은 맥락이라는 주장이다. 미국의 연이은 대북 경고로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는 것에 대해서는 “신문 보고 ‘큰일 났네’ 하는 정도는 아니다”라며 “각 정당마다 미국과의 커넥션이 있다”고 말하며 ‘핫라인’을 유지하고 있음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