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스턴디지털 태클에…“도시바, 반도체 매각 절차 잠정 중단”

입력 2017-04-14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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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도시바가 반도체 매각 절차와 관련된 세부사항 결정과 모든 회의를 임시 취소했다고 13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협력사인 미국 웨스턴디지털(WD)이 제3자에 대한 사업부 매각에 우려를 표하며 제동을 걸자 이에 대한 검토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이날 매각 절차의 잠정중단의 배경에는 WD가 있다. WD는 지난 9일 도시바 이사회에 의견을 보내 합작사 계약에 따라 자사의 동의를 구하지 않고 제3자 매각하는 것이 협력 관계 위반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이번 반도차 인수 협상에서 WD에 우선 독점 협상 권한을 부여해달라고 요구했다. 또 지금까지 인수전에 뛰어든 것으로 알려진 기업들이 적합하지 않으며 이들이 써낸 금액도 사업의 온당한 가치에 비해 과도하다고 지적했다. 이번 1차 매각 입찰에서 다른 경쟁업체들보다 낮은 가격을 써냈던 WD가 우선협상권을 주장하며 판세 뒤집기에 나선 것이다. 일각에서는 합작사 관계를 빌미로 싼값에 도시바의 알짜사업인 반도체를 손에 넣으려는 의도라고 해석하기도 했다.

WD는 2000년 도시바와 제휴관계를 맺었으며 현재 양사는 미에현 욧카이치 공장을 공동으로 운영하고 있다. 도시바는 지난 1일 반도체 사업을 분사해 반도체 사업부 매각을 진행 중이다. 분리된 회사에는 WD과 합작·운영 중인 욧카이치 반도체 공장이 포함돼 있다.

미국 원자력 자회사 웨스팅하우스(WH) 막대한 손실로 파산위기에 몰린 도시바는 반도체 사업 매각으로 최대한 많은 현금을 확보에 손실을 만회, 경영 재건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WD가 태글을 걸면서 도시바 매각 절차가 난관에 부딪히게 됐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WD가 도시바 반도체 사업부 매각에 영향을 미칠 법적 권한을 갖고 있으며 이에 입찰자 선정이나 절차 진행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지적한다. 아미트 다라냐니 RBC 캐피탈마켓 애널리스트는 “우리는 WD가 합작사를 포함해 반도체 사업부와 관련한 어떠한 거래에 대한 승인과 불승인할 권리를 갖는다고 본다”고 말했다.

하지만 도시바는 반도체 사업 매각이 양사의 합작사 계약 합의를 위반한다는 WD 주장에 동의하지 않고 있다. 이에 도시바 임원진은 WD 반대가 반도체 매각에 큰 걸림돌이 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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