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급해진 혼하이, 손정의에 “SOS”...“도시바 반도체 인수 도와줘”

입력 2017-04-14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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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바의 반도체 메모리 사업 매각이 점입가경이다.

중국계 기업이라는 이유로 유력 인수 후보에서 사실상 배제된 대만 혼하이정밀공업이 경영자 간 친분관계가 두터운 일본 소프트뱅크에 지원을 요청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14일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마감된 도시바 반도체 사업 매각 1차 입찰에 응찰한 혼하이는 최근 도시바에 약 3조 엔을 인수액으로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일본 내부에서는 기술 유출과 군사 용도 전용을 우려해 중국과 대만 양안으로의 매각은 반대하는 목소리가 커지는 상황. 이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혼하이는 소프트뱅크 같은 일본 기업과 관계자에 지원을 요청한 것으로 보인다. 혼하이는 소프트뱅크의 협력을 얻어 일본 국내 은행 등과 조정에 들어간다는 복안이다.

앞서 블룸버그통신은 애플이 도시바 반도체 사업부 지분 20% 이상 확보를 목표로 적극 나서고 있으며, 혼하이와 연합체를 만들어 공동으로 인수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혼하이는 단독이든, 연합체를 구성해서든 반드시 도시바의 반도체 사업을 인수할 작정이다.

혼하이 궈타이밍 회장은 소프트뱅크 손정의 회장과 친분이 두텁다. 손 회장은 혼하이가 지난해 샤프를 인수할 때도 일본 국내 은행들을 중개해주는 등 간접적으로 지원한 바 있다. 5월 예정된 도시바의 반도체 메모리 2차 입찰에서는 자금면이 아니라 간접 지원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신문은 전했다.

일본 정부는 양안(중국 대만) 등의 기업을 염두에 두고, 외국계 기업이 도시바의 반도체 사업 인수에 나설 경우, 외환법에 의한 사전심사 대상으로 할 방침이다. 일본 외환법은 해외 기업이나 자본이 자국 내 반도체 등 국가 주요 사업을 인수할 경우 사전에 정부 심사를 받도록 의무화하고 있다. 심사 결과 국가 안전을 해칠 수 있다는 결론이 나오면 내용에 따라서는 정부가 매각 중지나 계획 변경도 권고할 수 있다. 일본 정부는 혼하이 등 중국에 생산 거점을 가진 기업이 도시바의 메모리 사업을 인수하면 중국 쪽으로 기술이 유출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도시바의 반도체 사업 매각을 둘러싸고는 3월 마감한 1차 입찰에 도시바와 협력관계인 미국 웨스턴디지털(WD), 한국 SK하이닉스, 혼하이, 미국 반도체 기업 브로드컴 외에도 미국 실버레이크 파트너스 같은 투자펀드 등도 참여했다.

이런 상황에서 WD는 제휴관계가 규정된 계약서에 따라 도시바는 반도체 사업을 제3자에 매각할 때 자사의 동의 없이 매각할 수 없다고 주장, 자사에 독점 협상 권한을 요구했다고 알려졌다. WD는 2000년 도시바와 제휴를 맺었으며 현재 양사는 일본 미에 현 욧카이치 공장을 공동으로 운영하고 있다. 도시바는 지난 1일 반도체 사업을 분사해 지분 매각을 진행 중이다. 분리된 회사에 WD와 합작·운영 중인 욧카이치 반도체 공장이 포함돼 문제가 되고 있다.

WD가 제3자에 대한 반도체 사업 매각에 우려를 표하며 제동을 걸자 도시바는 매각 절차와 관련된 세부사항 결정과 모든 회의를 임시 취소한 것으로 13일 알려졌다. WD와의 문제가 해결되지 못하면 2차 입찰에 영향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신문은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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