겸직 의무를 위반해 해임된 '대중심리학자' 황상민(55) 전 연세대학교 교수가 징계 결정을 취소해달라고 소송을 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서울행정법원 6부(재판장 김정숙 부장판사)는 황 전 교수가 교원소청사심사위원회를 상대로 낸 소청심사청구 기각결정 취소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고 16일 밝혔다.
황 전 교수는 2004년 3월부터 아내가 대표이사로 있는 심리상담센터인 위즈덤센터의 이사로 근무했다. 뒤늦게 이 사실을 안 연세대는 지난해 2월 '겸직 금지 의무' 위반 등의 이유로 그를 해임했다. 센터의 등기이사를 맡고도 이를 학교 측에 알리지 않았고, 학생 지도와 연구에 소홀했다는 것이다.
황 전 교수는 "2004년 이사로 등재할 당시에는 비상근ㆍ무보수 이사직이어서 겸직허가를 받아야 한다는 사실을 몰랐다"며 학교 결정에 불복해 소청심사를 청구했다. 하지만 이마저 받아들여지지 않자 지난해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사립대학교 교수로서 영리 업무 및 겸직 금지 의무를 부담하는 것은 사립학교법과 국가공무원법 등에 규정돼있다"며 "설령 황 전 교수가 이를 인지하지 못했더라도 그 의무 위반을 정당화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황 전 교수가 2004년 3월부터 관련 사항을 지시ㆍ감독하면서 실질적으로 센터를 운영했고, 회사 법인카드 등 상당한 경제적 이익을 얻었다는 점 등을 판단 근거로 들었다.
재판부는 또 "황 전 교수가 월요일 외에 학교에 출근하지 않은 주된 이유는 자신이 운영하는 센터에 출근해 업무를 수행했기 때문으로 보인다"며 "겸직이 금지되는 영리 업무에 종사하느라 출근하지 못했다면 이는 성실의무 위반에 해당한다"고 했다. 논문심사에 제대로 참여하지 않는 등 교수로서 학생에 대한 교육ㆍ지도 업무도 게을리 했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황 전 교수의 비위 정도 및 과실은 적어도 '비위의 정도가 심하고 중과실인 경우'에 해당되므로 교육공무원 징계양정 등에 관한 규칙에 따라 해임 가능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