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기소 날 법정 나온 최순실 "의리와 신의 지켜온 관계"

입력 2017-04-17 14:48 수정 2017-04-17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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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선실세' 최순실(61) 씨가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해 "의리와 신의를 지켜온 관계"라고 했다. 미르ㆍK스포츠재단 설립과 운영에 개입한 혐의에 대해서는 사실이 아니라며 자신의 측근이었던 고영태 씨와 차은택 씨에게 모든 책임을 떠넘겼다.

검찰은 서울중앙지법 형사22부(재판장 김세윤 부장판사)의 심리로 17일 진행된 최 씨와 안종범(59)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의 27차 공판에서 최 씨에 대한 피고인 신문을 진행했다.

최 씨는 박 전 대통령과의 관계를 묻는 검찰의 질문에 "언제 어떻게 알았는지 모르지만 오래전 대학교 때부터 알았다"고 했다. 박 전 대통령이 지난해 10월 대국민 사과에서 최 씨를 '어려움 겪을 때 도와준 인연'으로 표현한 것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설명할 필요 없다"면서도 "몇십 년 세월 동안 의리와 신의를 지켜왔고 그분을 존경한다"고 밝혔다. 그런 인연으로 의상 등 박 전 대통령의 사적인 일을 도왔다고도 했다.

그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 임명 전부터 어려울 때 항상 옆에 있었던 게 맞냐"는 검찰의 질문에는 "마음은 항상 같이 있었다"고 했다. 이어 "검찰은 계속 처음부터 끝까지 '공동체' 식으로 있지 않았냐고 묻는데 그것은 생각의 차이 따라 다르다"고 했다.

최 씨는 미르ㆍK스포츠재단 설립과 운영에 개입한 혐의를 전부 부인하며 고 씨와 차 씨가 꾸민 일이라고 주장했다. "박 전 대통령에게 재단 설립을 건의한 적 있냐"는 검찰의 질문에 그는 "계속 그런 식으로 몰고 간다. 설립에 대해 얘기한 적 없고 정부 방침에 의해 했는지 모르겠지만 그렇게 몰지 마라"고 했다. 검찰이 재차 "조사 과정에서 '박 전 대통령이 워낙 문화에 관심이 많아 강한 의지가 있었다'고 진술하지 않았느냐"고 묻자 "당연히 (박 전 대통령과) 가까운데 그걸 모르겠느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고 씨 등 관련자 진술에 대한 질문에는 강하게 반발했다. 검찰이 고 씨 등에게 재단 설립 관련 지시를 내린 적 있는지 묻자 "검찰에서 들으며 웃었다. 검찰이 전적으로 고 씨 등 진술을 바탕으로 묻는데 그 사람 자체가 저를 모함하는 사람으로 그것에 대해 진위를 파악하고 물어야 한다"고 비판했다.

검찰이 "차 씨와 문화재단 이야기를 하고 재단 설립 관련 물밑 작업을 한 게 아니냐"고 하자 "그들이 '실세' 노릇을 한 거고 제가 '허세' 노릇을 한 것"이라고 항변했다. 그는 "미르 재단에는 제 사람이 하나도 없고 전부 차 씨 측 사람"이라며 "K스포츠재단은 전부 고 씨 측 사람"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애초에 두 사람을 대통령 측근으로 두지 않았으면 이런 일은 없었을 것"이라며 후회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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