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최고재무책임자(CFO) 이상훈 사장은 재무를 담당하는 핵심부서를 모두 거친 삼성의 재무 총책임자로 통한다.
이 사장은 1955년 경북 영천 태생으로 경북대사대부고, 경북대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이후 1982년 삼성전자에 입사해 통신 경리과를 시작으로 관리, 경영지원, 회계, 재무 등 CFO가 밟아야 할 과정을 모두 거쳤다. 2004년부터는 삼성그룹 구조조정본부 소속으로 일하면서 8년 동안 삼성전자, 삼성SDI, 삼성전기 등 전자계열사의 전략 및 재무 업무를 담당했다.
이 사장이 삼성전자에 투입된 것은 2012년이다. 삼성전자는 2012년 ‘갤럭시S3’가 대박을 치며 3분기 영업이익이 처음으로 8조 원대를 돌파하는 등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했다. 그러나 모바일 사업이 정체될 기미가 보이자 그룹 미래전략실 전략1팀장이었단 이 사장은 삼성전자의 CFO로 발령났다.
이 사장이 삼성전자로 자리를 옮긴 뒤 예상대로 삼성전자는 2013년 3분기를 정점으로 내리막길을 걸었다. 2014년 3분기엔 영업이익이 4조 대로 추락했다. 이 사장은 2014년 본격적으로 삼성전자를 수술대에 올렸다. 막대한 비용이 들어가던 소프트웨어를 총괄하는 미디어솔루션센터(MSC)은 성과가 떨어지자 과감하게 해체했으며, 기업 간 거래(B2B)센터는 각 부서로 이관했다. 글로벌마케팅실(GMO) 등의 조직 역시 대폭 축소했다.
지난 2015년 말에는 전사적 인력 구조조정도 실시했다. 자신의 담당인 지원 부문의 인력부터 10%를 감축하면서 잡음 없이 구조조정을 마쳤다.
또한 이 사장은 다른 회사 재무통과는 다르게 해외 영업조직도 직접 담당하면서 삼성전자의 현지화를 성공적으로 이끌고 있다.
이러한 구조조정과 조직 효율화 작업을 바탕으로 삼성전자는 지난해 실적 턴어라운드에 성공한 데 이어 올해 1분기에는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2분기 이후 실적 역시 역대 최대급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반도체 업황의 호조세와 갤럭시S8의 흥행 등의 이유도 있겠지만, 이 사장의 조직 효율성 증대와 원가 절감, 해외 영업조직 효율화 등이 뒷받침된 결과로 풀이된다.
이 사장의 이 같은 성과는 삼성전자의 역대 재무통이었던 최도석 전 삼성카드 부회장, 이학수 전 삼성 고문, 김인주 전 삼성경제연구소 전략담당 사장을 뛰어넘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임직원들 사이에선 이 사장이 합리적이고 추진력이 강한 성격에 인간적인 면모까지 더해져 신임이 두텁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