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말 단기금융시장 규모가 환매조건부채권(RP)과 기업어음(CP) 증가에 힘입어 250조원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RP시장 규모는 전체 단기금융시장 규모의 5분의 1에 달했다. 다만 RP거래 중 익일물 거래에 대한 편중은 더욱 심화된 것으로 나타나 금융당국의 기일물 거래 활성화방안을 무색케 했다.
개별 시장별로는 RP가 13조1000억원 늘었다. 증권사와 자산운용사가 RP시장을 통해 자금조달을 확대하면서 늘었다는게 한은의 설명이다. 앞서 2010년 7월 당국이 증권사의 콜차입 한도 규제를 도입하고 무담보 콜시장에서 담보부 RP시장으로 거래를 유도한 것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RP시장의 익일물 편중은 여전했다. RP시장내 익일물 거래비중은 2016년 92.2%에 달했다. 이는 2015년 91.7% 대비 0.5%포인트 증가한 것이며, 2011년 80.1%에 비해서는 12.1%포인트나 급증한 것이다. 정부가 RP시장 기일물 거래 활성화를 위해 지난해 3월 TF를 구성하고 작년 9월 단기금융시장 활성화 방안을 발표했음에도 익일물에 대한 거래는 더욱 가속화하는 분위기다.
CP도 17조9000억원 증가했다. 정기예금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유동화 CP인 ABCP를 중심으로 늘었다.
전단채는 3조9000억원 증가했으나 증가폭은 전년대비 축소됐다. 반면 콜과 양도성예금증서(CD)는 각각 2조1000억원과 9000억원 감소했다.
이에 따라 RP가 전체 단기금융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전년 17.8%에서 20.8%로 상승했다. 반면 콜은 같은 기간 8.2%에서 6.3%로 떨어졌다. 전단채도 14.1%에서 13.8%로 소폭 낮아졌다. CP는 큰 폭의 증가에도 불구하고 전년과 같은 56.4%를 기록했다.
한편 단기시장금리는 지난해 6월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 영향으로 하락했다. 2016년말 현재 익일물 콜과 RP금리는 각각 1.27%와 1.41%를, 91일물 금리인 CD와 CP금리는 각각 1.52%와 1.71%를 나타냈다.
최영주 한은 자금시장팀 차장은 “금융기관간 자금조정거래가 활발해 단기금융시장 규모가 늘었다”며 “미국 대선 불확실성과 연준의 금리인상을 앞둔 금융시장 듀레이션 축소와 단기 부동화 때문이라는 지적은 좀 더 연구가 필요한 부문”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