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는 없앤다는데…‘트럼프 딸’이방카, 엑손모빌·쉘과 손잡고 기후협약 방어나서

입력 2017-04-18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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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방카 트럼프(왼쪽)와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고문. 사진=AP뉴시스
▲이방카 트럼프(왼쪽)와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고문. 사진=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장녀 이방카 트럼프가 엑손모빌, 로열더치쉘 등 미국 에너지기업들과 함께 기후변화협약 지키기에 나선다. 최근 백악관에서 보좌관 지위를 얻어 공직생활을 시작한 이방카가 아버지인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공약 이행에 반기를 드는 것이라는 점에서 관심이 쏠리고 있다.

1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르면 18일 백악관에서 에너지기업 임원들이 모여 정부 관계자와 함께 기후변화협약 탈퇴에 대한 장ㆍ단점을 논의한다.

트럼프 행정부는 해당 논의를 거쳐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가 열리는 다음 달 말까지 기후변화협약과 관련한 정책 방향을 결정 지을 예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대선 당시 “기후변화는 사기”라는 표현을 써가며 대통령으로 당선되면 기후변화 협약을 파기하고, 석탄·에너지 산업 규제를 완화해 일자리를 늘리겠다고 공약했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8일 탄소 배출을 규제하는 이른바 ‘에너지 독립’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온난화 관련 규제를 180일 이내에 검토하도록 한 것이 핵심이다. 믹 멀베이니 백악관 정책예산국장도 기후변화 대응에 대한 지출 삭감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하지만 백악관 내부에서도 기후변화협약 파기에 대한 의견은 엇갈리고 있다. 그 중 트럼프 대통령의 딸 이방카와 사위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고문, 미국 최대 정유회사 엑손모빌을 이끌었던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이 기후변화협약 유지를 주장하고 있다. 이번 백악관 회의에 에너지업체들을 초청한 것도 이들 찬성론자인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에너지업계에서는 대기업을 중심으로 기후변화협약 유지를 주장하는 쪽이 힘을 얻고 있다. 엑손모빌과 쉘은 이미 기후변화협약 지지입장을 밝혔고 액화천연가스(LNG)를 수출하는 셰니에르에너지도 전날 기후변화협약에 동의한다는 성명을 내놨다. 셰니에르는 성명에서 “미국이 파리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지위를 유지한다면 미국 에너지회사들은 해외 경쟁 무대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면서 “해당 협약은 미국의 에너지 자원에 대한 수요를 촉진하고 사업의 지속적인 성장을 뒷받침하는 데 유용한 도구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영국 에너지업체 BP도 기후변화협약 지지를 선언했다. 석탄업체인 클라우드피크에너지와 피바디에너지 등도 기후변화협약 유지를 위해 로비활동을 벌이고 있다. 이들 업체가 협약을 지지하는 이유는 고효율 저탄소 기술을 적용해 깨끗한 전기를 생산하는 등 협약에 대처할 수 있다는 강한 자신감을 갖고 있기 때문. 또 재생에너지가 발전하면 새로운 사업 기회가 될 수 있다. 국제재생에너지기구는 재생에너지와 에너지 효율성 개선에 대한 투자는 파리 기후변화협약 목표치 달성에 도움이 될 뿐 아니라 세계 경제를 19조 달러 부양하는 효과를 가져다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P뉴시스

하지만 협약 탈퇴가 트럼프의 핵심 공약이었던 만큼 이를 고수해야 한다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 ‘트럼프의 오른팔’로 불리는 스티브 배논 백악관 수석 전략가를 비롯해 환경보호청장인 스콧 프루이트 등이 탈퇴를 고수하고 있다. 또 중소 에너지업체들은 협약에 거세게 반발해 미국석유협회(API)도 공식적인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트럼프 대통령의 고민도 깊어지게 됐다. 트럼프가 자신의 공약대로 지금 기후변화협약을 철회하고 싶어도 의회 절차를 포함해 총 4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협약을 조약으로 간주하고 상원에 넘겨 표결로 무산시킬 수도 있지만, 이 또한 순조롭게 이뤄질 수 있을지 장담하기 어렵다. 이 과정에서 협약이 2020년 재선에 걸림돌이 될 수도 있다.

그렇다고 해서 탈퇴 공약을 저버릴 수도 없는 노릇이다. 최근 중국의 환율조작국 미지정 등 일부 정책에서 이미 공약을 철회한 상황이기 때문. 계속된 공약 뒤집기가 트럼프 정부에 대한 신뢰도 하락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공화당 로비스트인 마이크 맥케나는 “협약 탈퇴는 트럼프 대통령이 수차례 강조했던 공약 중 하나”라면서“그가 바로 이 약속에서 빠져나갈 수는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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