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가 매물 정보에서 권리금 정보가 공개되는 곳이 거의 없습니다. 사무실, 상가용 부동산 시장은 정보의 비대칭성이 심각할뿐더러 권리금과 같이 민감한 문제도 있죠.”
지난 17일 서울 당산동 사무실에서 이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이용일 슈가힐 대표는 “앞으로 사업을 통해 계약 정보가 투명하게 공개되는 상업용 부동산 시장을 위해 기여하고 싶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서비스를 공식 오픈한 슈가힐의 ‘네모’는 사무실과 상가 매물을 모바일과 웹을 통해 찾아볼 수 있는 상업용 부동산 O2O(온·오프라인 연계) 서비스다. 네모에서는 최근 우후죽순으로 생겨나는 공유 사무실에 대한 정보도 검색할 수 있다.
네모의 공동창업자 중 이용일 대표(35)와 박성민 이사(36)는 주거용 부동산 O2O 서비스 업체인 다방을 운영하는 스테이션3의 공동창업자이기도 하다. 지난해 스테이션3를 퇴사한 둘은 연말께 뜻을 모아 슈가힐을 창업했다. 육사출신 유채선 이사(34)와 닐슨코리아 출신 박진호 이사(33)가 이 대표와 함께 문을 열었다. 이 대표는 “예전 경험을 바탕으로 차근차근 서비스를 만들어가고 있다”면서 “개발·기획뿐만 아니라 영업과 마케팅도 한번 가봤던 길이라 훨씬 빠르게 치고 나가는 중”이라고 밝혔다.
이 대표는 다소 쉰 목소리로 인터뷰를 계속했다. 요즘은 매일 직원들과 함께 전국 공인중개사들에게 수백 통의 전화를 돌리며 영업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그 결과 2주 만에 중개업소 100여 군데로부터 900개의 매물을 모집했다. 그는 “사업 초기가 어렵지 업계에서 입소문이 나면 매물이 줄을 잇는다”며 “또 주거용 부동산은 인구가 밀집된 특정 지역을 중심으로 매물이 분포하는 반면 상가는 시골 읍내만 가도 치킨집과 슈퍼마켓이 있다. 잘 두드리면 시장은 훨씬 넓다”고 설명했다.
후발주자로 시작한 네모만의 승부수에 대해 묻자 이 대표는 “사무실과 상가 매물을 다루는 유의미한 상업용 부동산 O2O 서비스는 아직 없다. 상가는 권리금이란 개념이 끼어 있어 스타트업이 하기엔 어려운 점이 많기 때문”이라면서 “또 직접 중개업을 하거나 대관 서비스를 하는 등 기존 공인중개사와 경쟁하는 서비스들이 많지만 네모는 오픈 플랫폼을 통해 상생 관계를 추구하는 점이 다르다”고 덧붙였다.
상가 권리금 회수 보호에 대해 이 대표는 “이 문제는 누구든지 깃발 꽂고 시작해야 시장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공인중개사나 개인이 네모 서비스에 매물을 등록할 때 ‘권리금 유무, 금액 표기, 조절 가능, 비공개’를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이 대표는 “연세가 있으신 분들은 권리금 표기를 부정적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임대인과 공인중개사들을 설득하는 게 쉽지는 않다”면서도 “당장 권리금 정보를 ‘비공개’ 선택할 수도 있지만 정보를 공개한 매물과의 경쟁 과정에서 시장이 조금씩 변화할 것으로 믿는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