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키우겠다며 휴직을 신청한 남성 육아휴직자가 처음으로 전체 육아휴직자 비율의 10%를 넘었다. 하지만 대기업에 다니는 남성의 비율이 전체 60%로 중소기업 간 격차는 여전했다.
19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올해 3월 기준 남성육아휴직자는 2129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4.2% 증가했다. 전체 육아 휴직자 2만935명 중 남성의 비율은 10.2%를 차지했다. 지난해 전체 육아휴직자 8만9795명 가운데 남성은 8.5%인 7167명이었다.
특히 지난해 3월 남성 육아휴직자 비율이 6.5%였던 것과 비교하면 3.7%포인트 확대된 것이다. 고용부는 "이 추세대로라면 올해 남성 육아휴직자 비율은 10%대를 무난히 달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2015년 다른 나라의 남성 육아휴직비율은 노르웨이 21.2%, 스웨덴 32%, 독일 28%, 덴마크 10.2% 등이다.
기업규모별로 비율을 살펴보면, 300인 이상 대규모 기업이 59.3%로 가장 높았다. 반면 30인 미만 기업 17.9%, 100인 이상 300인 미만 기업 13.2%, 30인 이상 100인 미만 기업 9.6%로 대기업의 절반 수준에도 못 미쳤다.
작년 동기 대비 증가율도 대기업이 68.4%로 가장 높았다. 100인 이상 300인 미만 51.1%, 10인 이상~30인 미만 기업 50.7%, 10인 미만 사업장 30.6%로 중소기업도 꾸준히 확산되는 추세이다.
지난해 전체 육아휴직자의 1인당 월평균 금여액은 69만6000원으로 조사됐다. 육아휴직급여 상한액(100만 원) 수급자는 2만9699명으로 전체 육아휴직자의 33%를 차지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육아휴직급여 편차도 큰 것으로 나타났다. 대규모기업 근로자의 41.7%, 중소기업 근로자의 23.1%가 상한액을 지급받았다. 하한액(50만 원) 수급자는 5415명으로 전체 육아휴직자의 6%를 차지했다. 하한액 수급자는 2014년 15.7%, 2015년 11.6%로 매년 감소하고 있다.
고용부 관계자는 "매년 하한액 수급자 감소 추세를 감안하면, 현재 하한액을 상향조정할 필요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육아휴직급여 특례정책인 '아빠의 달' 이용자 수는 846명으로 작년 동기의 436명보다 94.0% 증가했다. 이 중 남성은 758명(89.5%)이었다.
아빠의 달은 남성 육아휴직을 촉진하기 위해 마련된 육아휴직급여 특례 정책이다. 같은 자녀로 부모가 순차적으로 육아휴직을 사용하는 경우 두 번째 사용자(대부분 아빠)의 첫 3개월 육아휴직급여를 통상임금의 100%(최대 150만 원) 지원하는 제도다.
올해 7월1일부터는 둘째 자녀를 대상으로 아빠의 달을 사용하면 상한액이 200만원으로 인상된다.
김경선 청년여성고용정책관은 "맞벌이 문화가 확산하면서 남성의 육아는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라며 "육아휴직 활성화는 근로자의 일·생활 균형 뿐만 아니라 장기적으로 기업의 생산성 향상에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