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브 발머 전 마이크로소프트(MS) 최고경영자(CEO)가 가짜뉴스가 판치는 시대에 정보의 정확성을 높이고 연방정부의 지출을 납세자가 정확히 알 수 있도록 하겠다며 팔을 겉어붙였다.
발머 전 CEO는 18일(현지시간) 경제전문매체 CNBC 방송에 출연해 ‘USA팩트(USAFacts.org)’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USA팩트는 정부가 제공하는 각종 자료에서 핵심 내용을 스프레드시트로 정리해 정부의 활동이나 지출 등을 수치화한다. 예를 들어 정부의 수입은 어느 정도인지, 공무원 인력은 어느 정도인지 등을 일일히 정부 자료를 뒤지지 않고도 USA팩트에서 검색하면 손쉽게 파악할 수 있다. USA팩트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지난 2014년 총 5조2000억 달러의 수입을 기록했다. 이중 60%는 연방정부, 나머지 40%는 주정부와 지방정부가 차지했다. 미국 정부에서 일하는 인력은 총 2320만명에 달한다. 언뜻 보기에 간단하게 수치를 나열한 것일 수 있지만 해당 수치를 도출하기까지는 상당히 어렵다고 발머는 지적했다.
발머는 USA팩트 데이터베이스 구축을 위해 시애틀에 전문 연구팀을 꾸리는 등 1000만 달러를 투입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미 가짜뉴스(Fake news)가 판치기 시작하기 몇 년 전부터 해당 프로젝트에 착수했다고 전했다.
발머는 2014년 MS에서 은퇴하고 아내를 도와 장애아동을 위한 자선단체를 운영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정부의 장애아동의 교육과 의료지원 지출이 어느 정도인지 파악하기가 상당히 어렵다는 점에 좌절했다고 말했다.
발머는 실적보고서를 통해 경쟁업체의 재무상황까지도 알수 있는 시대에 정부의 재정상황에 대한 정보 접근성이 제한돼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기업은 분기마다 공식적으로 실적보고서를 내놓는데 정부는 그러한 문건이 없다”며 “(우리가 내는) 돈이 어디로 가고, 그 돈으로 얻은 결과는 무엇인가에 대해 정부는 민간기업처럼 숫자로 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발머는 USA팩트를 통해 납세자들이 자신이 낸 세금이 어디에 어떻게 쓰인지를 파악하고, 그 결과 공무원과 의회 의원들의 국정운영력을 평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그는 “미국 정부에 무슨일이 벌어지고 있는지에 대해 사실에 근거한 토론의 장을 만들 것”이라면서 “지금은 완전 초기단계로 더 많은 데이터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발머 전 CEO는 현재 자신의 이름을 딴 자선단체를 운영하고 있으며 미국 프로농구(NBA) LA클리퍼스 구단주다. 이와 함께 스탠퍼드대와 USC에서 강의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