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갤럭시S8 개통이 시작된 18일 국내 이동통신 시장의 전체 번호이동은 총 4만6380건에 달했다.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이 시행된 2014년 10월 이후 최고치다. 역대 프리미엄 스마트폰과 비교해도 단연 높은 수치다. 갤럭시노트7 개통 첫날의 3만5558건, 아이폰7 시리즈 개통 첫날의 3만6987건을 크게 웃돌았다.
통상 방송통신위원회가 시장 과열 기준으로 삼는 수치는 2만4000건이다. 이통사들이 가입자 유치를 위해 과도한 보조금 경쟁을 펼치면서 번호이동을 주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번호이동 가입자가 몰리면서 개통 첫날부터 KT의 전산 처리가 지연되는 현상도 발생했다. KT 관계자는 “가입자가 몰리면서 일부 시스템 연동에 문제가 생겨 개통 속도를 조절한 것일뿐, 전산 작업이 아예 중단됐었던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개통이 지연됐지만 번호이동 결과를 살펴보면, KT 가입자만 643명이 늘었고, SK텔레콤은 360명, LG유플러스는 283명 순감했다. 경쟁사 들은 개통 차질이 없었다면 KT 가입자는 더욱 늘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KT가 판매점에 주는 장려금(리베이트)을 올려 고객 유치전에 불을 지폈다는 주장이다.
실제로 KT는 일부 판매점에 리베이트 금액을 올려, 갤럭시S8 개통 첫날 고객에게 40만 원의 페이백(보조금)을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방통위 관계자는 “개통 첫날 일부 업체에 가입자가 몰리면서 전산이 마비된 것을 확인하고 시장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불법 보조금 외에도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가 과도한 눈속임 마케팅으로 소비자들의 질타를 받고 있다. 이통 3사 모두 ‘갤럭시S8 무료’라는 슬로건을 앞세워 치열한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SK텔레콤은 갤럭시S8 할부금 지원 프로그램 ‘T갤럭시클럽 제로’를 내놨다. 제휴카드의 청구 할인과 할부금 1년 유예 혜택, 잔여 할부금 지원을 합해 사용 기간 할부금 부담을 0원으로 만들어준다는 내용이다. 하지만, 월 이용료 5500원을 내야 하고, 카드 청구 할인도 최대로 받으려면 월 사용 실적이 70만 원 이상이어야 한다. 교체 단말기 역시 갤럭시S9로 제한된다.
KT와 LG유플러스도 갤럭시S8 무료 마케팅전을 펼치고 있다. 이 경우에도 단말기 할부금 지원 프로그램과 제휴카드 할인을 더한 혜택이다. 사용 실적에 따라 할인액도 달라진다. 할부금 지원 프로그램의 경우 고가 요금제가 아니라면 월 이용료를 내야 한다.
소비자단체 관계자는 “카드실적과 프로그램 이용료 등 여러 조건을 충족해야 할인이 되는데 이통사들은 이 점을 제외하고 무료만 앞세워 소비자들의 눈을 속이는 마케팅에 급급한 실정”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