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중앙은행들, 미지의 영역 ‘양적긴축’ 시동…글로벌 부채폭탄 어쩌나

입력 2017-04-20 08:43 수정 2017-04-20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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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준 등 자산축소 착수에 2013년 긴축 발작 악몽 재연 우려…연준·ECB·BOJ 자산 총 13조 달러 달해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양적완화’라는 미지의 영역에 발을 들인 세계 각국 중앙은행들이 ‘양적긴축’이라는 정반대 항로로 다시 방향을 틀 준비를 하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와 유럽중앙은행(ECB), 일본은행(ECB) 등 선진국 중앙은행들은 금융위기 탈출을 위해 양적완화를 펼쳤고, 그 과정에서 자산이 급격히 팽창했는데 이제 이를 줄이려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들 중앙은행이 자산 축소에 나서면서 그동안 막대한 부채에 의존해 경제성장을 추진했던 세계 각국이 한바탕 소용돌이에 휘말리게 됐다.

19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연준과 ECB, BOJ의 현재 자산을 합치면 약 13조 달러(약 1경4813조 원)에 이른다. 이는 중국이나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국내총생산(GDP)보다도 많은 것이다. 중국도 은행권의 총자산이 GDP의 세 배에 달해 금융안정성이 흔들리고 있다.

블룸버그는 중앙은행들의 자산 축소 방법에 따라서는 연준이 양적완화 축소를 시사해 글로벌 금융시장을 혼란에 빠뜨린 2013년 ‘긴축 발작’ 악몽이 재연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긴축 발작을 일으켰던 장본인, 벤 버냉키 전 연준 의장은 최근 “중앙은행들이 자산 축소를 미리 설정해 시장의 혼란을 막아야 한다”고 충고했다.

대규모 부채를 안고 있는 글로벌 경제가 이들 중앙은행의 자산규모 축소와 기준금리 인상 두 가지를 한꺼번에 견디기는 쉽지 않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이날 발표한 글로벌 재무안정성 보고서에서 “미국 기업 자산의 4분의 1이 급격한 금리 상승으로 취약한 상태에 노출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렇다고 해서 중앙은행들이 과도하게 팽창된 자산을 방치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연준은 기준금리 인상에 이어 현재 4조5000억 달러에 달하는 자산 축소로도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보스턴 연방준비은행(연은)의 에릭 로젠그렌 총재는 이날 바드대학 연설에서 “연준이 자산규모 축소를 시작하기를 바란다”며 “그러나 기준금리 인상을 방해하지 않도록 그 속도는 점진적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BOJ와 ECB도 글로벌 경제회복에 따라 연준에 이어 자산 축소에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 ECB 정책위원들은 정례 통화정책회의를 앞두고 ‘블랙아웃(정책 관련 발언을 삼가는 시기)’에 돌입하기 전 잇따라 이례적인 금융완화 시대 종말에 대비할 시기가 오고 있다고 시사했다.

특히 이달 말부터 잇따라 이들 중앙은행들의 정례회의가 열려 시장은 이들이 자산 축소에 어떤 의견을 표명할지 주목하고 있다. ECB는 이달 27일, BOJ는 26~27일 각각 정례 금융정책결정회의를 연다. 연준은 다음달 2~3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잡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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