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지각변동 예고…우리銀, 2조 클럽 도전

입력 2017-04-20 09:50 수정 2017-04-20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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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분기 금호타이어 관련 매각益 발생…상반기에만 1조 초과 전망

신한은행과 KB국민은행의 양강(兩强) 구도로 굳어지고 있는 은행권에 지각변동이 예고되고 있다. 외환은행과의 통합 시너지효과가 본격화하기 시작한 KEB하나은행과 민영화에 성공한 우리은행 간 3위 싸움이 치열해지면서 국내은행이 ‘빅3’ 체제로 재편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호타이어 우선매수청구권을 가진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지난 18일 ‘우선매수청구권을 행사하지 않겠다’고 밝히면서, 중국의 더블스타가 지급할 매각대금으로 인해 금호타이어의 최대주주(지분율 14.2%)인 우리은행이 금호타이어 관련 매각이익을 추가 확보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올해 2분기 우리은행은 세전기준 약 1200억~1300억 원 내외의 금호타이어 매각이익을 반영할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에서는 우리은행의 2분기 당기순이익이 4000억 원을 넘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전날 우리은행이 공시한 1분기 당기순이익이 6000억 원을 초과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상반기 순이익만 1조 원을 상회할 것이란 예측이다.

◇석 달 새 3배나 급증한 순이익…민영화後 첫 분기 ‘실적 잔치’ = 19일 시중은행 가운데 가장 먼저 실적을 발표한 우리은행은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 6375억 원을 실현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4분기 순이익인 1554억 원을 세 배 이상(310.3%, 4821억 원) 뛰어넘는 수치다.

연초 민간은행으로 새롭게 출발한 우리은행은 민선 1기 경영진을 지난달 정기 주주총회 의결을 거쳐 선임했다. 민영화 이후 처음으로 맞는 분기 실적 발표라는 점에서 경영 성적표에 관심이 집중됐다.

‘어닝 서프라이즈’의 핵심은 비이자이익 확대다. 중국 화푸빌딩 매각으로 1706억 원(세전)을 챙겼다. 여기에 철저한 리스크 관리를 통한 ‘뒷문 잠그기’로 대손비용이 크게 감소했다. 1분기 충당금 환입액은 각각 STX조선해양 220억 원, STX엔진 140억 원, 대우조선해양 340억 원에 달한다.

은경완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주가연계신탁(ELT)·펀드·방카 및 외환관련 실적이 현저히 개선돼 5000억 원 이상의 경상 당기순이익을 거뒀다”면서 “가시화되고 있는 민영화 효과에 따라 펀더멘탈이 개선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현재 우리은행의 ELT 판매 잔고는 2조7000억 원 수준이다. 시장에서는 우리은행이 최소한 연간 1조6000억~1조7000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둘 것으로 점치고 있다.

◇과점주주와의 협업 강화…‘비이자이익 확대’ 추구 = 올해 우리은행은 국내 은행권에서 처음 시도되는 집단경영체제의 빠른 안착을 위해 과점주주와의 협업 강화를 1차 경영목표로 설정한 상태다. 특히 금융지주회사 전환을 준비 중이어서 은행에 편중된 그룹 내 포트폴리오 다각화 차원에서 협력은 ‘증권과 보험’을 양대 축으로 진행되고 있다.

지난 2007년 국내은행 최초로 중국 법인을 설립한 우리은행은 중국시장 공략에 안방재산보험(과점주주인 동양생명의 대주주)과의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그동안 중국 내 네트워크를 총 21개까지 늘린 우리은행은 지난 1월 안방재산보험과 포괄적 업무제휴를 체결한 뒤 보증서 업무협약, 협업상품 판매 활성화를 위한 공동마케팅을 추진해왔다.

중국우리은행은 이달 17일 안방재산보험 연계 자동차판매상 대출상품을 출시했다. 이 상품은 ‘자동차구입용도 기업대출’이다. 대출대상은 중국 현지 자동차 판매상(딜러)이며, 대출한도는 건당 최대 6000만 위안(원화 약 98억 원)이다. 자동차 판매 후 상환조건으로 대출이 취급되며, 현지 보험사인 안방재산보험에서 발행한 보증서 100% 담보부로 채권보전이 확실하다.

지난달에는 우리은행과 한국투자증권 컨소시엄이 8000억 원 규모의 제2외곽순환고속도로 포천~화도 구간(28.97㎞) 금융주선사로 선정되기도 했다. 한국투자증권과의 컨소시엄은 이달 중 추진되는 1000억 원대 부산 지역 임대형민자사업(BTL)에도 주선사 공모에 나설 예정이다. 수주 실적은 2분기부터 본격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올 한해 투자은행(IB) 집중을 전략으로 삼은 우리은행은 1990년대 후반부터 인프라금융팀을 별도로 운영해왔다.

박진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경상적 이익규모가 분기당 3500억~4000억 원 정도에서 레벨 업 되는 과정에 있어 긍정적”이라며 “향후 순이자마진(NIM) 개선으로 호실적이 더욱 큰 폭으로 진행될 수 있다”라고 내다봤다. 실제로 1분기 우리은행의 NIM은 직전 분기 대비 0.07%포인트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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