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기 동부 회장 ‘반도체 열정’ 통했다

입력 2017-04-20 10:24 수정 2017-04-21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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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부하이텍, 글로벌 반도체 슈퍼호황 맞물려 ‘승승장구’

“나는 망해도 좋다. 우리나라 반도체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비메모리반도체가 국가적으로 필요하다. 만에 하나 내가 실패하더라도 누군가가 우리를 이어받아 성공시킨다면, 나는 개척자로서의 역할에 충분히 보람을 느낀다.”

2001년 동부그룹이 비메모리 반도체 사업 진출을 결정 했을 때 반대하는 회사 임원들에게 김준기 회장이 직접 던진 말이다. 이후 매년 수천억원의 적자를 내도 그는 포기하지 않았다. 김 회장은 그룹 구조조정 과정에서 대부분의 계열사를 잃었지만, 동부하이텍만은 살렸다. 오히려 3000억 원 규모의 사재도 내놨다.

김준기 회장의 열정이 통한걸까. 글로벌 반도체 슈퍼호황기와 맞물려 동부하이텍이 승승장구하고 있다.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동부하이텍은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데 이어, 올해도 연간 최대 실적을 새로 쓸 것으로 기대된다. 동부하이텍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38% 오른 1724억 원의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두면서 환골탈태했다. 지난 1분기도 호실적을 이어갈 전망이다. 증권사가 분석한 이 회사 1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전년 동기보다 24.4% 늘어난 506억 원이다.

동부하이텍은 반도체 파운드리(주문생산) 전문업체로, 다품종 소량생산 위주의 사물인터넷 시스템반도체 시장 수요가 커지는 것이 강력한 성장 동인이다.

최도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4차 산업혁명으로 비메모리의 다품종 소량 수요가 증가할수록 파운드리 업체의 수혜폭은 더 커질 전망”이라며 “파운드리 시장은 싸이클 성향이 미미하고 IT 수요 증가에 따라 안정적으로 그 규모가 증가하고 있는데, 동부하이텍은 올해에도 사상 최대 실적을 무난히 경신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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