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펀드 ‘대박’, 당선 가능성 높아서? 젊은층 인기로?

입력 2017-04-20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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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2차 펀드 곧 출시…‘2012년 실패의 추억’ 안철수, 출시 안할 듯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선후보 측이 대선자금 마련을 위해 출시한 ‘문재인 펀드’가 흥행 대박을 내면서 그 배경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문재인 펀드는 19일 오전 9시 출시 한 시간 만에 목표액 100억 원을 훌쩍 넘은 329억8063만 원이 몰렸다. 펀드 홈페이지는 접속자 폭주로 마비 상태가 됐다. 약정한 1만534명 가운데 4488명이 입금했으며, 약정을 했지만 참여하지 못한 사람도 6046명에 달했다는 게 문 후보 측 설명이다.

문 후보 측은 반색하고 있다. 안규백 사무총장은 “펀드에 참여한 최대 금액이 1억 원이었고 작게는 1만 원을 입금한 경우도 있었다. (펀드 참여자) 거의가 개미군단”이라면서 “국민들이 민주당에 정권 교체 열망과 희망을 녹여 열기를 집중했기에 이 금액이 모아졌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문 후보 측이 ‘정권 교체 열망’이라고 분석한 ‘문재인 펀드’의 인기 요인엔 다른 측면도 있다.

무엇보다 이번 대선에서 출시된 유일한 정치인 펀드인 데다 손해 가능성이 제로에 가깝다는 점이다. 유력 후보인 문 후보가 대선에서 15% 이상을 득표해 선거비용 전액을 보전받을 것이란 건 명약관화하다. 저금리시대에 연 3.6% 이자율이 보장되는 단기 투자는 매력적일 수밖에 없다.

문 후보 지지층이 충성도가 높고, 인터넷이나 펀드문화에 익숙한 2040세대라는 점도 한몫한다. 실제로 펀드 약정자 수를 따지면 전체 유권자(2012년 대선 기준 4050만 명) 가운데 0.1%도 되지 않을 정도로 미미하다. 개시일에 맞춰 서둘러 펀드를 사들일 정도로 적극성을 가진 젊은층 지지자들이 몰려, 지지 의사를 밝히는 수단으로 펀드 구매를 했을 가능성이 높다.

펀드 실적이 2012년 대선 때보다 눈에 띄게 높아졌다는 점은 문 후보 측에 고무적인 일임에 틀림없다. 문 후보가 18대 대선에서 담쟁이펀드를 출시해 얻은 성공을 훌쩍 넘어서기 때문이다. 2012년 당시엔 1차로 200억 원을 모으는 데 56시간, 2차 100억 원 모금에 22시간이 걸렸다. 당시 약정조건이 이번보다 낮은 연리 3.09%였음을 감안해도, 이번엔 5년 전보다 29억 원 많은 투자금을 77시간이나 당겨 끌어모은 결과가 됐다.

그러나 문 후보와 접전 중인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등 다른 대선 후보는 자금 마련을 위한 펀드 출시를 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준비에 필요한 물리적 시간도 촉박한 데다, 문 후보만큼 이슈화하지 못할 경우 오히려 역효과를 낼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특히 펀드 출시를 저울질했던 안 후보 측은 펀드 모금에 나서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안 후보는 지난 대선에서 이미 한 번 실패한 경험이 있다. 그는 2012년 대선에서 ‘안철수 펀드’를 출시, 32시간 만에 모금액 100억 원을 돌파해 화제를 모았지만 결국 목표액 280억 원의 절반도 채우지 못한 채 문을 닫았다.

한편 문 후보는 여세를 몰아 조만간 ‘문재인 펀드’ 2차 모집에 들어간다. 다만 1차 모집에서 예상 외로 많은 금액을 모아 2차 모금액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문 후보는 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선거보조금 123억 원도 받아, 총선거비용 제한액인 509억 원 중 450억 원 정도의 선거비용을 마련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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