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대선, 1차 투표 시작…부동층 표심에 주목

입력 2017-04-23 2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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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오 투표율 28.54%

▲프랑스 대통령 선거 1차 투표가 23일(현지시간) 시작됐다. 출처 =AP연합뉴스
▲프랑스 대통령 선거 1차 투표가 23일(현지시간) 시작됐다. 출처 =AP연합뉴스

유럽의 미래를 결정 지을 프랑스 대통령 선거 1차 투표가 23일(현지시간) 오전 8시 시작됐다. 투표 직전까지 부동층 비율이 높게 나와 결과를 예단하기 어렵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프랑스 현지 시간으로 정오 투표율은 28.54%를 기록했다. 2012년 정오 투표율은 28.29%였던 것을 고려하면 투표율은 지난 대선과 비슷한 것으로 보이나 극우와 극좌 이념이 크게 부상해 기권표가 많을 것으로 점쳐진다. 특히 이번 프랑스 대선에서는 부동층이 높게 집계됐다. 지난 20~21일 BVA 조사에 따르면 유권자의 23%는 여전히 마음을 바꿀 수 있다고 밝혔다. 선거 직전까지 4명 중 한 명은 투표장에서 어떤 선택을 할지 정하지 않았다는 의미다.

BVA의 최근 여론 조사에서 극우 후보인 마린 르펜과 중도신당의 엠마뉘엘 마크롱 후보가 각각 23%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극좌 후보인 장자크 멜랑숑 후보는 19.5%를 기록했다. 멜랑숑이 뒤늦게 부상하면서 1, 2위 후보와의 지지율 격차를 크게 좁혔다. 따라서 선거 향방을 쉽게 가늠하기 어려워졌다.

올 대선에는 출마한 총 후보 수는 11명이다. 이 중 한 후보가 과반을 득표하지 않는 한 상위 득표자 2명이 다음 달 7일 결선 투표를 벌이게 된다. 르펜, 마크롱, 멜랑숑 후보와 더불어 공화당의 프랑수아 피용 총리까지 네 명의 후보가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이번 대선에서 유독 ‘불안감’을 많이 거론하는 이유는 극우 후보와 극좌 후보가 높은 지지율을 얻고 있기 때문이다. 극우 후보인 르펜은 ‘프랑스판 트럼프’라고 불릴 정도로 반세계화, 보호무역주의, 반이민을 주장하고 있다. 르펜은 프랑스의 유럽연합(EU) 탈퇴 ‘프렉시트(Frexit)’가 필요하다고 역설한다. 또 프랑스에 거주하는 이중 국적자는 프랑스 국적을 박탈하고 나서 추방하겠다고도 밝혔다. 솅겐조약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탈퇴도 주요 공약이다. 르펜의 당선이 곧 유럽의 혼란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전문가들이 한목소리로 강조하는 이유다.

극좌 후보인 멜랑숑은 ‘최고세율 100%’라는 눈에 띄는 공약으로 르펜 못지않은 포퓰리즘 논란을 낳았다. 가장 진보적인 정책을 펴는 그는 이번 대선 후보 중 최고령이다. 올해 65세로 지지율 2위 후보인 에마뉘엘 마크롱과 27살 차이가 난다. 그럼에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유튜브를 가장 적극적으로 이용해 젊은 층 표심을 잡기 주력했다. 홀로그램 유세를 선보여 유세 방식의 새로운 차원을 열었다고 평가도 받았다.

멜랑숑이 막판에 지지율을 올리고 있던 가운데 지난 20일 파리 샹제리제에서 테러가 발생했다. 이 때문에 르펜 후보의 지지율이 결집할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르펜은 반이슬람과 반테러를 적극적으로 역설해왔다.

한편 투표날을 앞두고 테러까지 발생하자 프랑스 당국은 경계를 더 강화했다. 5만 명의 경찰이 전국 투표소에 배치됐고 약 1만 명의 군인들이 거리를 순찰 중이라고 WSJ는 전했다. 1차 투표는 이날 오전 8시부터 12시간 동안 진행돼 오후 8시에 끝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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