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여성인물사전] 100. 우봉운(禹鳳雲)

입력 2017-04-24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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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대 의식계몽•여성불교 앞장선 사회운동가

일제 강점기 사회운동에서 주목받은 한 여성, 그 이름 봉운! 봉황처럼 구름처럼 자유롭게 떠다녔다는 뜻일까? 경남 김해에서 태어난 우봉운(禹鳳雲·1889~?)은 정신여학교를 나와 1909년경 대구 계성여학교 교사로 재직하였다. 이후 중국의 북간도로 가 1912년 가을부터 이동휘(李東輝)가 주도하던 명동촌(明東村)의 삼국전도회에 가입하고, 명동여학교 교사로 민족독립 사상을 고취하는 등 의식계몽활동을 펼쳤다.

동시에 간도애국부인회 회장, 철혈광복단 여자단원 등으로, 1919년에는 블라디보스토크 등 연해주에 이르는 독립운동 단체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였다. 1920년에도 북간도부인독립단을 조직하여 이의순, 채계복 등과 같이 청소년과 여성 교육에 힘쓰며, 간호부 양성 속성과를 설립하기도 하였다. 교사 시절 5년간이나 편지로 사귄 남편 기태진(奇泰鎭)과 함께 활동하던 중 갑자기 남편이 은둔함으로써 아들까지 둔 그는 생활에 큰 변화를 겪게 되었다.

10여 년간의 망명 생활을 끝내고 귀국한 뒤에는 1922년 4월 조선불교여자청년회를 창립하여 회장이 되고, 9월에는 능인여자학원을 설립하여 여성교육에 매진하였다. 사회운동과 불교여성운동 등에 열정을 가지고 참여한 시기였다. 전조선청년당대회에 참가하는 한편 1924년 5월에는 한국 최초의 사회주의 여성단체 조선여성동우회를 조직하였다. 1925년 초에는 경성여자청년동맹 창립 등으로 사회주의 여성단체의 핵심 인물로 자리 잡아갔다. 1927년의 신간회 참여와 동시에 근우회 중앙집행위원으로 전국을 누비며 여성의 사회 의식화, 빈민 구제 등 활동의 폭을 넓혀 갔다.

1929년 8월 경성여자소비조합 이사도 겸하였으나, 근우회가 해체되면서 1930년대 들어 항일 활동이 주춤할 때는 신문구독 권유원으로 생활 전선에 나서 독신 가장 역할을 소홀히하지 않았다. 그밖에 안국동 선학원에서 뜻을 같이하는 여성들과 함께 공동체 생활을 시도한 것 등은 다른 여성들에게서는 찾아보기 힘든 참신함으로 다가온다.

1945년 광복 후에는 바로 조선건국준비위원회 서울시 인민위원이 되었고, 1947년에는 홍명희, 안재홍, 김병로 등이 ‘진정한 우익’을 표방한 민주독립당을 지지하였다. 1948년 1월에는 민족자주연맹(民聯) 부녀부장으로 활동하다, 4월 민주독립당 부녀위원회 대표로 남북통합을 논의하는 해주인민대표자대회에도 참석하였다. 그러나 그해 9월 민독당 해체 후에는 행적을 찾아보기 어렵다.

남녀 가리지 않고 폭넓은 사귐을 갖고, 누구에게든 자비를 베풀면서 겨레와 여성을 살리고자 한 실천가였다. 드러내지도 뽐내지도 않으며, 묵묵히 역할을 다한 그의 모습은 진정 자신을 아름답게 하였을 뿐 아니라 동료를 더욱 돋보이게 하였다. 기독교에서 불교로, 사회주의로 자신의 뜻에 따라 거침없이, 그러나 중심을 잡아 일말의 흐트러짐 없이 일생을 살아냈다 해도 과언이 아닌 것 같다.

공동기획: 이투데이, (사)역사 여성 미래, 여성사박물관건립추진협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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