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갤럭시S8 시리즈 출시 첫 주말, 예년과 달리 시장이 안정세를 유지했다. 충성고객 대부분이 사전개통으로 갤럭시S8 시리즈를 구매하면서 과거 플래그십 모델들에 비해 차분한 분위기가 연출됐다는 분석이다.
2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 주말인 22일 국내 이동통신 시장의 전체 번호이동은 1만9249건으로 집계됐다. SK텔레콤 가입자가 72명, KT 가입자가 293명 각각 순감했고, LG유플러스 가입자가 365명 순증했다. 이는 방통위가 시장 과열 기준으로 삼는 2만4000건에는 크게 미치지 못하는 수치다. 갤럭시S8 시리즈 개통 첫날인 18일 번호이동 건수는 4만6380건으로 2014년 10월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 시행 후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시장 혼란이 예상됐다. 시장이 혼탁 양상을 빚자 방송통신위원회는 곧바로 별동대를 투입, 진화에 나섰다. 방통위는 지난 18일부터 이동통신 3사, 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KAIT) 등과 순회 점검반, 권역별 상황반을 구성해 유통 현장의 불법 행위를 집중적으로 감시했다. 그 결과 19일 2만2907건, 20일 1만8765건으로 번호이동 수치가 빠르게 안정세를 찾았다.
우려했던 번호이동 ‘대란’이 일어나지 않은 이유는 사전개통 제도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이번에 갤럭시S8 시리즈를 예약 판매하면서 사전개통 제도를 새로 도입했다. 예약 구매자들을 대상으로 출시일보다 사흘 먼저 개통할 기회를 준 것. 이로 인해 신제품 론칭 메인 행사는 출시일이 아닌 개통 첫날로 앞당겨졌다. 상대적으로 출시일에는 분위기가 차분하게 가라앉는 ‘신풍속도’가 생겨난 것으로 추론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스마트폰이 정식 출시된 후 분위기가 가파르게 올라가는 추세였는데 이번 갤럭시S8의 경우 출시일이 아닌 사전개통일에 행사가 집중되면서 상대적으로 출시일과 첫 주말 혼란은 없었다”고 말했다.
다만, 전체 번호이동이 크게 증감하지 않았다고 해서 시장을 차분하다고 단정 지을 수 없다는 시각도 있다. 실제로 지난 주말 이통3사가 갤럭시S7이나 LG전자 G6에 유통점에 리베이트(판매 장려금)를 50만∼60만 원까지 올려 불법 보조금을 지급했다는 지적이다. 단통법에서는 보조금 상한선을 33만 원으로 한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