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커피 브랜드를 잇따라 인수한 독일 소비재 대기업 JAB홀딩이 패션 사업에서 손을 떼려 하고 있다. JAB는 지분 67.6%를 보유한 영국 명품 구두 브랜드 지미추 매각에 나섰다고 24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JAB는 스위스 제화업체 발리 매각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JAB는 지난 2011년 5억4000만 파운드(약 7830억 원)에 지미추를 인수했으며 지난 2014년 영국 런던증시에 상장시켰다. 지미추는 미국 드라마 ‘섹스 앤 더 시티’에서 주인공이 신는 신발로 등장해 인기를 얻은 브랜드다.
지미추를 처분하는 것은 JAB가 명품 패션 사업에서 후퇴해 커피 부문에 더욱 초점을 맞추겠다는 명백한 신호라고 FT는 풀이했다. JAB는 지난 2015년 미국 커피머신 제조업체 큐리그그린마운틴을 139억 달러에 인수하고 같은 해 식품업체 몬델리즈의 커피 사업부를 50억 달러에 사들였다. 지난해는 크리스피크림도넛을 사들이고 올해는 브런치 카페체인인 파네라브레드를 75억 달러에 인수하기로 합의하는 등 커피를 중심으로 한 식음료 포트폴리오를 강화해왔다. FT는 최근 일련의 움직임이 전 세계 커피시장을 장악하는 네슬레에 도전하려는 JAB의 의지를 보여준다고 풀이했다.
회사 매각 추진 소식에 지미추 주가는 이날 10.7% 폭등했다. 패션잡지 보그의 액세서리 에디터였던 타마라 멜론과 말레이시아 출신의 디자이너 지미 추가 의기투합해 지난 1996년 지미추를 설립했다. 멜론은 지난 2011년 사업에서 완전히 손을 뗐다.
HSBC홀딩스의 앙트완 벨지 애널리스트는 “지미추가 세련된 스타일로 패션 부문을 장악했을지는 몰라도 상장회사로서는 실망스러웠다”며 “최근 수년간 판매 증가율은 업계 평균을 소폭 웃도는 수준이다. 지미추의 작은 규모를 고려하면 업계 평균을 월등히 앞서는 성장세를 보여야 했다”고 지적했다.
지난달 지미추는 2016년 매출이 전년보다 1.6% 늘어났다고 밝히면서 파운드화 강세 등 환율 변수만 없었다면 매출이 15% 증가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