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의 다른 이름 ‘쩐의 전쟁’… 빈익빈부익부 ‘극명’

입력 2017-04-25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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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안철수 vs 유승민·심상정… 광고, 공보물 모두 화력차

19대 대선 공식선거 운동 기간이 중반으로 접어들면서 이른바 ‘쩐의 전쟁’도 격화되는 양상이다. 지지율과 ‘쩐’은 일정 부분 같이 움직이는 까닭에, 지지율 양극화가 ‘쩐’의 양극화로 이어지면서 후보 간 화력 차도 극명히 드러나고 있다.

이번 대선의 선거비용 제한액은 509억9400만 원이다. 여기에 근접하게 예산을 잡고 움직이는 건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뿐이다.

문재인 후보 측의 경우 480억 원 안팎을 최대 예산으로 잡고 선거운동을 벌이고 있다. 총알은 이미 대부분 확보했다. 지난 19일 출시한 ‘국민주 문재인 펀드’가 대박을 내면서 1시간 만에 목표액 100억 원을 훌쩍 넘은 329억8063만 원을 모았다. 2012년 18대 대선 당시 ‘담쟁이 펀드’ 1, 2차를 개설해 각각 56시간, 22시간 동안 총300억 원을 모은 기록을 압도한 것이다.

여기에 중앙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받은 선거보조금 123억5700만 원, 지난달 2일 공식 오픈한 ‘문재힘 후원회’ 모금액 등을 합하면 ‘펀드 시즌 2’와 상관없이 실탄은 충분하다.

안철수 후보 측은 450억 원 안팎으로 선거비용을 잡았다. 문 후보와 마찬가지로 15% 이상 득표를 자신하는 만큼, 물량공세전에서 문 후보에 뒤지지 않겠다는 것이다. 안 후보 선대위의 총무본부장인 김삼화 의원은 25일 “일단 예산은 그 정도 수준이지만 이것저것 새로운 시도를 해 보자는 요구들이 많아 비용이 더 들 수도 있다”고 했다.

국민의당은 앞서 받은 선거보조금 86억6900만 원에다 후원금, 당 차원에서 받은 은행 대출, 그리고 안철수 후보가 안랩 주식 등을 담보로 받은 대출 등으로 우선 비용을 조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100억 원 안팎인 방송연설, 50억 원 넘는 신문·방송·인터넷 광고 등은 모두 전액을 지급하되, 역시 최대 100억 원에 이르는 유세차량 대여비, 유류비 등은 비용 일부만 먼저 지급하고 나머지는 선관위 보전 후 지불키로 했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 측은 410억 원 내외에서 선거를 치르겠다는 구상이다. 지난 대선에서 한국당 전신인 새누리당의 박근혜 후보가 484억 원을 쓴 것과 비교하면 긴축재정이다. 선거보조금 199억8000만 원에 당사를 담보로 대출 받은 250억 원, 특별당비 등으로 메울 계획이다.

바른정당 유승민, 정의당 심상정 후보는 지지율 고전으로 자금 사정도 썩 좋지 않다. 유 후보 측은 선거보조금 63억4000여만 원에 특별당비 등을 더해 100억 원 미만으로 선거비용을 묶기로 했다. 심상정 후보 역시 27억5700만 원 보조금과 당비 등으로 50억 원 비용을 충당하고 지출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선거운동 양상도 실탄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다. 문재인, 안철수 후보는 1회 20분씩 총 44회 가능한 방송광고를 모두 신청했지만, 홍준표 후보는 11회로 줄였고 유승민, 심상정 후보는 아예 신청하지 않았다. 30번 방영할 수 있는 TV 광고도 두 후보는 각각 24번, 20번 이하로 조정했다. 100억 원 가까이 든다는 2300만여 부의 책자형 선거공보물도 타 후보들과 달리 16페이지 아닌 8페이지로 만들었다.

홍준표 후보 측 관계자는 “방송 등 대형광고뿐 아니라 블로그, 페이스북, 트위터에 인스타그램, 카카오스토리까지 늘어난 플랫폼의 관리 비용이 꽤 든다”며 “식사 접대 같은 문화는 사라졌어도 SNS라는 새 문화의 비용 부담이 크다”고 했다. 유승민 후보 측 관계자도 “리어카 유세 등 비용을 줄일 수 있는 여러 방법을 강구하고 있다”며 “상황 변동을 기대하긴 어려우니 계속 새로운 걸 연구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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