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율의 정치펀치] 비문 세력 후보단일화, 가능할까?

입력 2017-04-26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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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대선이 어느덧 눈앞이다. 과거 대선의 경우 2주 정도 남은 시점에서는 대충 윤곽이 잡혔지만, 이번 대선은 다르다. 대통령 탄핵이라는 초유의 사태 이후에 치러지는 대선이라서, 유권자 중 아직 마음을 정하지 못한 이들이 여럿이고, 대선 후보들도 충분한 전략적 차원의 준비를 할 시간이 없어서 자신만의 강점과 차별성을 부각하기에 시간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번 대선의 타임 스케줄은 다른 대선과는 다르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바로 이런 이유에서 대선판을 요동치게 할 변수는 아직 남아 있다.

그중 가장 큰 변수는 바로 비문(非文) 세력의 후보 단일화다. 이 이슈가 급부상한 것은 지난 월요일이었다. 월요일 심야까지 진행된 바른정당 의총에서 비문 세력 후보 단일화를 결정했기 때문이다. 후보 단일화 성사 여부는 지극히 불투명하지만, 만일 단일화가 되면 그 파괴력은 상당할 것이라는 생각이다. 성사 여부가 불투명하다고 한 이유는 이렇다. 먼저 안철수 후보의 입장이 단일화하고는 거리가 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안 후보는 그동안 인위적 연대는 없다는 입장을 계속 천명해 왔다. 안 후보의 이런 입장은 만일 인위적 연대나 후보 단일화를 추진할 경우, 호남의 지지도가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안 후보의 호남 지지율은 벌써부터 빠지고 있어 문재인 후보에게 밀리는 중이다. 뿐만 아니라 대구·경북 지역에서도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에게 1위 자리를 내주고 말았다. 한마디로 안 후보는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다가 두 마리 모두 놓친 셈이 된 것이다. 그래서 기존의 입장 고수가 별 의미가 없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안철수 후보의 평소 언행을 볼 때 기존의 입장을 쉽게 바꾸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안 후보의 입장이 지금으로서는 최대 걸림돌이다.

안철수 후보는 지금이라도 현명하게 판단해, 두 마리 토끼 중 한 마리에 치중해야 할 것이다. 대구·경북과 충청을 아우를 수 있는 결단을 선택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후보 단일화에 응해야 한다. 최소한 유승민 후보와의 단일화 정도는 추진해야 한다. 하지만 앞서 언급한 대로 안철수 후보가 과연 그런 판단을 할 것인지는 미지수다.

비문 세력의 후보 단일화의 또 다른 걸림돌은 바로 홍준표 후보다. 홍 후보 입장에선 단일화하기에는 너무나 많은 선거비용을 사용했다. 이 점은 홍준표 후보와 자유한국당에 상당히 중요하다. 즉, 홍 후보의 지지율 상승 추세를 보면, 15%는 넘을 것 같은데, 15% 이상 득표하면 선거비용을 전액 돌려받을 수 있다. 그리고 자유한국당의 정치적 위상도 어느 정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에 후보 단일화에 부정적일 수 있다. 물론 홍준표 후보로 단일화된다면 문제는 달라질 수 있다. 하지만 지금의 상태로 볼 때 후보 단일화가 추진된다면 안철수 후보로 될 가능성이 높고, 그래서 후보 단일화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따라서 홍 후보 측은 비문 연대 단일 후보보다는 보수 후보 단일화에 더 큰 관심을 가질 것이라는 결론에 다다를 수 있다. 유승민 후보와의 단일화를 추진할 경우 홍준표 후보가 보수 단일 후보가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런 차원에서 보자면 비문 세력의 후보 단일화는 바른정당 내부에서 유승민 후보를 사퇴시키기 위한 일종의 꼼수라고 이해할 수도 있다. 지금 이대로 유승민 후보가 완주하면, 바른정당은 돈은 돈대로 쓰고, 정당의 입지는 입지대로 축소되는, 그야말로 최악의 상태에 빠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후보 단일화 문제는 그 성사가 상당히 불투명하다. 하지만 정치는 생물이어서 단언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다.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라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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