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40조 선박평형수처리 시장 선점해 매출 5000억 달성해야죠”

입력 2017-04-26 13:51 수정 2017-04-26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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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태 테크로스 전무·한국선박평형수협회장

▲김성태 테크로스 전무가 25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회사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사진제공=중기청)
▲김성태 테크로스 전무가 25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회사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사진제공=중기청)

“한국이 조선으로는 1등 국가였지만 조선 기자재업에서는 그동안 수동적인 편이었죠. 하지만 선박평형수처리 설비에서만큼은 테크로스가 세계 1위 기업입니다.”

김성태 테크로스 전무는 25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회사를 이같이 소개했다. 테크로스는 2000년 5월 한국과학기술연구원 벤처단지에서 육상 폐수처리 장치를 만드는 벤처기업으로 출발해 2004년 해상의 선박평형수처리장치 사업으로 전환했다. 지난해 기준 매출액 738억 원과 수출액 630억 원을 기록하며 해당 부문에서 전 세계 시장의 15%를 점유하는 강소기업이다.

김 전무가 설명한 테크로스의 비결은 ‘시장 선점’과 ‘기술 우위’다. 2004년 국제해사기구(IMO)에서 해양환경 보호를 위해 모든 가입국이 자국 선박에 평형수처리장치를 갖추도록 하는 내용을 담은 ‘선박평형수 관리협약’을 제정하자, 회사는 전 세계 선박의 수처리장치 수요가 급증할 것을 내다봤다. 김 전무는 “협약 제정 후 회사는 곧바로 전기분해 기술을 이용한 선박평형수처리 설비를 개발하고 2006년 세계 최초로 선박평형수 처리장치에 대한 IMO 승인을 얻어 시장 선점에 나섰다”고 설명했다.

누구보다 먼저 시장에 뛰어 들었기에 누적된 기술도 세계 최고 수준이다. 테크로스는 선박평형수를 처리하는 다양한 방식 중 가장 보편적인 전기분해 방식을 활용해 수처리 설비를 개발하는 34개사 중 하나다. 김 전무는 “전기분해 방식은 해상 환경에 맞춰 최적화한 전극이 필요하다. 이 전극을 직접 만드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테크로스는 타 업체에 비해 기술경쟁력과 가격경쟁력에서 월등히 앞서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미국이 자국을 드나드는 선박들에게 IMO 기준보다 강화된 수처리 기준인 ‘페이스2’를 적용하는 것을 계획 중인데 이 기준에 부합하는 기술을 가진 것은 테크로스가 유일하다”며 “조만간 이에 대한 IMO 승인이 나면 언제든 팔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테크로스의 직원 170명 중 72명은 엔지니어다. 회사는 생산을 전문 기업에게 아웃소싱하고 설계와 연구개발에만 집중하는 쪽을 선택했다. 김 전무는 “저희 회사 전 직원이 전부 선박평형수와 관련한 일만 한다”면서 “그 어느 곳보다 전문성이 클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2004년 제정된 협약은 30개국 이상이 각국에서 협약을 비준하는 조건 등이 충족되는 올해 9월 초 정식으로 발효될 예정이다. 지금까지 테크로스는 신규 건조 선박들을 대상으로만 영업을 진행해 1위 업체가 올랐다. 그러나 올해 하반기부터는 기존에 수처리 설비가 부착되지 않은 모든 선박으로 시장이 대폭 넓어짐에 따라 이를 대비해 세계를 돌며 영업에 전력을 다하는고 있다. 김 전무는 “해수부 추산 전 세계 6만여 척의 선박이 앞으로 5년 내에 의무적으로 이 설비를 장착하게 될 예정”이라면서 “이 40조 원 규모의 새 시장을 누가 선점하느냐가 앞으로의 관건”이라고 귀띔했다.

회사는 생산 설비 면에서도 만반의 준비를 갖췄다. 김 전무는 “선박당 수처리장치 설치비용은 평균 4억여 원인데 회사는 1000톤 선박 기준 약 2000척의 선박 설비를 수주할 수 있는 카파(수용력, Capacity)를 갖췄다”면서 “이는 전 세계에서 가장 큰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회사는 협약 발효 이후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리게 되는 2019년 매출목표를 2000억 원으로 잡았다. 현재에 비해 2배 이상 성장한 규모다. 2020년 매출목표는 5000억 원이다. 상장은 2019년 이후로 계획하고 있다. 테크로스는 ‘쿠첸’을 계열사로 가진 부방그룹의 이동건 회장이 지분의 54%를 보유하고 있는 회사다. 나머지 지분은 일반주주와 기관들이 보유하고 있다. 테크로스 대표는 이동건 부방 회장과 박규원 대표가 공동 대표를 맡고 있다.

김 전무는 “사업 주기로 봤을 때 수처리 설비는 도입기와 성장기와 완숙기가 아주 명확한 사업”이라면서 “현재 80개 업체가 참여하는 시장이지만 5~6년 뒤에는 상위 10곳만 살아남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5년 후 6만 척의 기존 선박의 수처리 설치가 끝난 후에도 매년 최소 1500여 척의 선박이 건조되는 만큼 시장은 유지될 전망”이라면서 “또 유지·보수 수요가 매년 꾸준히 발생하는 만큼 기존 6만여 척 선박에 대한 유지, 보수 시장은 항상 열려 있는 셈이다. 테크로스의 성장을 기대해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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