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워드로 보는 이슈] 가짜뉴스에 흉악범죄에...속수무책 페이스북

입력 2017-04-27 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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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푸껫에서 25일(현지시간) 한 20대 남성이 생후 11개월된 딸을 살해한 장면을 페이스북라이브로 생중계한 사건이 발생했다. 지라누크 트리얏(가운데) 남편의 살해로 목숨을 잃은 딸을 부퉁켜안고 오열하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
▲태국 푸껫에서 25일(현지시간) 한 20대 남성이 생후 11개월된 딸을 살해한 장면을 페이스북라이브로 생중계한 사건이 발생했다. 지라누크 트리얏(가운데) 남편의 살해로 목숨을 잃은 딸을 부퉁켜안고 오열하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

페이스북이 최근 흉악 범죄에 악용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페이스북도 이런 악용 사례에 우려를 나타내고는 있지만 뚜렷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최근 주요 외신에 따르면 24일 태국에서 한 20대 남성이 생후 11개월된 딸을 죽이는 모습을 생중계해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이 남성은 푸켓의 버려진 한 호텔 건물에서 생후 11개월 된 딸을 목매달아 살해하는 장면을 페이스북 라이브를 통해 공개한 후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자살 모습은 영상에 담기지 않았다.

문제는 페이스북 측이 해당 영상을 24시간 넘게 아무런 조치없이 방치해 자살을 방조하고 있다는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페이스북은 꼬박 하루가 지난 25일 오후 태국 정부의 통보를 받고서야 해당 영상을 삭제했다. 페이스북이 삭제 조치에 나서기 전까지 첫 번째 살해 영상은 조회 수는 11만2000건, 두 번째 영상은 25만8000건에 달했다.

태국 네티즌은 물론 정부도 페이스북의 뒷북 대응을 공식 질타했다. 이에 페이스북은 대변인 성명을 통해 “끔찍한 사건이다. 페이스북에 이런 콘텐츠가 자리 잡을 공간은 전혀 없다. 해당 영상은 삭제됐다”고 해명했다.

▲미국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에서 총기 살인을 생중계한 용의자 스티브 스티븐스가 16일(현지시간) 자신의 모습을 페이스북에 방송한 모습. 사진=페이스북 캡처
▲미국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에서 총기 살인을 생중계한 용의자 스티브 스티븐스가 16일(현지시간) 자신의 모습을 페이스북에 방송한 모습. 사진=페이스북 캡처

페이스북이 이러한 흉악 범죄에 악용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16일 미국 오하이오 주에서는 한 남성이 총기로 길을 지나가던 다른 남성을 총으로 살해하는 장면을 페이스북 라이브로 생중계해 미국 전역이 발칵 뒤집혔다. 문제의 영상은 올라온 지 약 2시간 동안 페이스북 상에 남아있다가 이후 삭제됐다. 용의자는 즉각 공개수배됐으며 살해사건이 발생한 지 이틀 뒤 용의자는 자살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이달 초에는 시카고에서 또래 여학생을 집단 성폭행하면서 이를 페이스북으로 생중계한 10대 용의자 2명이 경찰에 체포된 사건도 있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강간, 살인, 폭행 등 강력범죄에 최소 60차례 이상이 페이스북 라이브를 통해 방송됐다. 페이스북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전세계 월간 실질 사용자가 18억6000명에 달한다. 이용자가 많은만큼 파급력은 상당하다.

하지만 WSJ는 최근 일련의 사건은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한 페이스북이 전세계 언어로 제공되는 생방송 영상을 관리 감독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라고 지적했다. 미국에서는 비교적 빠른 2시간 내에 해당 영상이 삭제됐지만, 태국에서는 꼬박 하루가 지나서야 조치가 이뤄졌다는 것이다. 페이스북도 콘텐츠를 모니터링하는 과정에 결함이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있다. 페이스북은 주로 이용자들의 태그를 통해 부적절한 영상이나 포스트 등 콘텐츠를 관리감독한다. 현재 페이스북은 계약직 직원으로 구성된 팀이 라이브 영상 콘텐츠를 모니터링하고 부적절한 콘텐츠를 삭제하는 업무를 전담하고 있다. 해당 사무실은 미국에 있으며 8시간씩 교대 근무를 하는데 이들이 어떤 방식으로 일을 하는 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는 지난주 클리블랜드 살해사건이 발생한 직후 “이런 비극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모든 조치를 취하겠다”고 강조했다. 페이스북은 지난달 인공지능(AI) 기술을 이용해 자살 가능성을 암시하는 게시물을 파악해 자살방지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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