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지주회사 전환 백지화…"사업 부담ㆍ과정상 문제"

입력 2017-04-27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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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지주회사 전환을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지난해 11월 주주가치를 제고한다는 명목 하에 지주회사 전환을 공식적으로 검토했으나, 지주회사 전환으로 인한 사업 경쟁력의 제고 효과 미미, 계열회사의 보유 지분 정리 등의 문제가 생기자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이다.

삼성전자는 27일 이사회를 열고 지주회사로 전환하지 않는다는 결정을 내렸다.

앞서 삼성전자는 작년 11월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의 주주제안에 대해 지주회사 전환 검토를 공식화하겠다는 답변을 내고 6개월 동안 검토에 들어갔다. 삼성전자의 지주회사 전환은 경영의 투명성 확보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그룹 지배력 강화라는 실리를 챙길 수 있을 것이란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삼성전자가 외부전문가들과 전략, 운영, 재무, 법률, 세제, 회계 등 다양한 측면에서 지주회사 전환 여부를 검토한 결과, 지주회사로의 전환이 전반적으로는 사업경쟁력 강화에 별다른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결론이 나왔다. 오히려 경영 역량의 분산 등 사업에 부담을 줄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삼성전자의 사업구조는 스마트폰, TV 등 세트 사업과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부품 사업으로 짜여있다. 경기가 하락해도 실적 변동성을 최소화할 수 있었으며, 기술과 설비에 대한 과감한 선제 투자를 통해 안정적인 성장을 유지할 수 있는 구조다.

회사 관계자는 “삼성전자의 사업구조는 다른 글로벌 IT기업이 가지지 못한 강력한 장점”이라며 “회사가 사업 구조적 측면의 경쟁력을 갖춘 상황에서 지주회사로의 전환은 추가적인 경쟁력 제고에 기여하는 바가 별로 없다”고 설명했다.

또한 지주회사 전환 과정에서 수반되는 여러 문제들도 지주회사 전환을 취소하는 데 일조했다. 지주회사 전환 과정에서 삼성전자와 계열회사의 보유 지분 정리 등이 필요하지만 계열사의 보유 지분을 정리할 경우 각 회사의 이사회와 주주들의 동의가 필요해 삼성전자가 단독으로 이를 추진하는 것은 어렵다는 판단을 이사회에서 내렸다.

특히 금산법과 보험업법 상 삼성전자가 지주회사와 사업회사로 분할할 경우 현재 금융 계열회사가 보유 중인 삼성전자 지분 일부 또는 전량 매각이 필요할 수도 있어 삼성전자 주가에 불안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또한 최근 지주회사 전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여러 건의 법 개정이 추진되고 있는 것도 문제점으로 분석됐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지주회사 전환이 어려운 제반 여건에도 불구하고 현재의 구조 대비 뚜렷한 개선 요인이 없어 주주 가치와 회사 성장에 모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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