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투자자들은 이번 주 국내 증시에서 대거 사들이며 코스피 지수를 약 6년 만에 2200선 위로 끌어올렸다. 국내 기업의 1분기 호실적이 속속 확인되는 가운데 글로벌 정치 불확실성이 완화됐고, 환율 하락으로 원화자산 가치가 오르는 등 증시 환경이 전반적으로 개선된 영향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24일부터 27일까지 국내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총 1조2981억 원을 순매수했다. 이달 들어 주춤했던 국내 증시 매수세에 다시 불을 지핀 것이다. 외국인의 매수세에 힘입은 코스피 지수는 전주 2165.04에서 2209.46으로 해당 기간 44.42포인트(2.05%) 상승했다. 반면 기관은 4395억 원, 개인은 8305억 원을 각각 팔며 차익실현에 주력했다.
전문가들은 대내외 여건이 일제히 개선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박희정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외국인 투자자들이 국내 기업의 실적 개선에 화답하고 있다”며 “세계 경기 전망이 상향되면서 글로벌 시장의 위험자산 선호도가 높아졌고, 프랑스 대선 등 불확실성이 완화된 것이 안도감을 줬다”고 말했다.
외국인이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삼성전자(3089억 원)와 SK하이닉스(1451억 원)였다. 두 종목의 순매수액만 4540억 원으로 전체 순매수 금액의 약 35%에 해당한다. 이어 △하나금융지주 599억 원 △NAVER 536억 원 △신한지주 474억 원 △삼성전자우 468억 원 △LG전자 390억 원 △현대모비스 348억 원 △SK이노베이션 306억 원 △롯데칠성 302억 원 등이었다.
외국인이 사들인 종목은 대체로 시가총액 상위 종목과 일치했다. 박춘영 대신증권 연구원은 “순매수 강도를 보면 실적개선이 두드러진 IT와 함께 내수주에 집중되는 경향을 보였다”며 “금융, 음식료 등 내수주의 경우 국내 대선을 앞두고 차기 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한편, 기관투자자의 매수세는 현대차(514억 원), 롯데쇼핑(497억 원), 삼성전기(416억 원), NH투자증권(357억 원), KB손해보험(287억 원) 등의 순으로 몰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