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계ㆍ언론, 트럼프의 사드 비용 부담 주장 등 한국 압박에 우려…CNN “한국 보호는 부동산 거래가 아냐”

입력 2017-04-29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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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연일 주요 동맹국 중 하나인 한국을 강하게 압박하는 가운데 미국 정계와 주요 언론매체들이 우려를 표시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100일째를 맞이해 주요 언론매체와의 인터뷰에서 한국 정부가 10억 달러(약 1조1400억 원)에 이르는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비용을 부담해야 하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도 폐지할 수 있다고 잇따라 주장했다. 그는 28일(현지시간) 워싱턴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도 사드가 한국을 보호하기 위한 것인데 왜 우리가 돈을 지불해야 하느냐고 반문하면서 거듭 비용을 부담시키겠다는 뜻을 강조했다.

트럼프는 전날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한미 FTA는 끔찍한 무역협정이라며 이를 재협상하거나 폐지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미국 정계와 기업계에서는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에 이어 미국에서 두 번째로 큰 무역협정인 한미 FTA를 없애겠다는 트럼프의 위협에 우려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했다.

민주당 소속 하원의원이며 코리아코커스 공동의장인 게리 코놀리는 “트럼프의 발언은 정말로 무모한 행위이며 한반도가 중요한 순간을 맞는 가운데 불안정한 결과를 낳을 수 있다”며 “지금은 한국과의 무역협정은 물론 우리가 한국 측에 받아들이라고 권장하는 방어 시스템에 대해서 그들과의 대립을 시작하기에는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한미 FTA 미국 측 협상대표를 지낸 웬디 커틀러는 “특히 북한 상황과 대선을 앞두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전날 트럼프의 발언에 한국인은 허를 찔린 느낌을 받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CNN방송은 이날 한국을 보호하는 것은 부동산 거래가 아니라며 트럼프가 한국과의 동맹이 갖는 의미를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CNN은 트럼프의 사드 발언이 오히려 미국을 신뢰할 수 없다는 한국 극좌파에 힘을 실어줬으며 미국이 중국에 더 가까워지려 한다는 공포를 많은 한국인에게 심어줬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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