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이 추진돼 관세율이 새롭게 조정되면 우리나라에 앞으로 5년간 최대 170억 달러(약 19조4000억 원)의 수출 손실이 생길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경제연구원은 30일 ‘한미 FTA 재협상과 미일 FTA의 경제적 파급효과 분석’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주장했다.
보고서는 시나리오별로 효과를 분석했다. △시나리오 A, 관세율 재산정을 통해 적자폭을 2012년 이전 수준으로 복귀시켜 나갈 경우 △시나리오 B, 관세철폐 기간을 앞으로 5년간 지연하는 경우로 나눴다.
특히 대미 수출 타격이 클 것으로 예상되는 산업을 중심으로 진행됐다. 시나리오 A는 한미 FTA 체결 후 미국의 대 한국 무역적자 증가액이 연평균 2억 달러 이상인 자동차, 기계, 철강 산업에 한정해 관세가 조정된다고 가정했다. 보고서는 시나리오 A가 현실화되면 국내 3가지 산업의 수출손실이 최대 170억 달러에 달할 것이라고 추정했다.
자동차산업의 수출손실이 101억 달러로 가장 클 것으로 예상됐다. 일자리 손실 9만 명, 생산유발손실 28조 원, 부가가치유발손실 7조원 등으로 추정됐다. 기계산업의 수출손실액도 55억 달러나 될 것으로 전망됐다. 철강산업의 수출손실액은 14억 달러로 추산됐다. 일자리 손실은 기계와 철강산업 각각 5만6000명, 8000명으로 분석됐다.
시나리오 B는 자동차, 기계, 철강, 정보통신기술(ICT), 석유화학, 가전, 섬유 등 7개 주요 수출산업을 분석 대상으로 삼았으며 수출손실액은 총 66억 달러가 될 것으로 추정됐다. 일자리는 총 5만4000개가 감소하고 생산유발 손실액은 16조 원이 될 것으로 전망됐다. 역시 수출손실이 가장 큰 산업은 자동차산업으로 꼽혔다. 수출손실액은 22억 달러에 달했으며 일자리 손실은 2만 명, 생산유발손실은 6조원으로 분석됐다.
보고서를 작성한 최남석 전북대 교수는 “한미 FTA가 개정된다면 시나리오 A가 현실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며 “미국 현지 투자를 확대하는 한국 다국적기업에는 미국 기업과 같은 수준의 세제혜택과 규제완화를 요구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