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사위와 친해서?…중국 미스터리 기업 안방보험, 시진핑 표적됐나

입력 2017-05-02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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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샤오후이 안방보험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 사진=신화뉴시스
▲우샤오후이 안방보험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 사진=신화뉴시스

중국 안방보험의 불투명한 지배구조를 둘러싼 의혹이 이 회사와 중국 유력 경제매체 간의 소송 전으로 비화됐다. 일각에서는 올가을 중국 지도부 개편을 앞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사위와 친분이 있는 우샤오후이 안방보험 회장을 사정 대상에 넣은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안방보험은 지난달 29일(현지시간) 자금난과 지배구조 의혹 등과 관련한 허위사실을 보도해 우 회장의 명예에 심각한 타격을 줬다며 중국 유력 경제매체 차이신과 이 매체의 후수리 총편집자를 고소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안방보험은 30일 성명을 내고 “여러 차례 광고와 협찬을 요구해온 차이신이 그 요구를 충족시키지 않자 소속 주간지, 인터넷매체 등을 통해 우 회장에 대해 ‘세 번이나 결혼했다’거나 ‘부부관계가 이미 중단됐다’는 등의 허위 사실을 날조해 보도했다”고 주장했다. 안방보험의 소송에 차이신은 1일 웹사이트를 통해 “(보도행위가) 보복조치라는 주장은 사실에 기반하지 않은 채 프레임을 씌우려는 시도”라며 맞대응할 것임을 밝혔다.

중국 유력 경제주간지인 차이신은 근래 관시(關係)에 의존하며 편법적이고 공격적인 경영 스타일과 안방보험의 지배구조를 문제를 집중적으로 보도했다. 지난달 28일에도 온라인판 기사를 통해 “안방보험의 지분구조가 86명의 개인으로 미로처럼 뒤얽혀 있다”면서 경영상의 불투명성을 꼬집었다. 특히 안방보험의 일련의 공격적인 인수·합병(M&A)과 급성장세는 교묘한 술책을 통해 이룬 것이라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안방보험은 자산 규모가 3000억 달러에 달하는 대기업으로 39개 기업이 소유하고 있다. 이들 39개사 중 최소 35개 회사가 안방보험의 지분 92% 이상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 회장은 덩샤오핑 전 국가주석의 외손녀 덩줘루이와 결혼해 중국 정·재계에 핵심 인물이 됐다. 특히 우 회장은 덩샤오핑의 외손녀 사위라는 타이틀로 각종 사업 인허가를 받는 등 안방보험을 키웠다. 안방보험은 지난 3년 사이 한국의 동양생명, 네덜란드 비바트보험, 벨기에 나겔마커스 등을 인수했다. 또 뉴욕 랜드마크 월도프아스토리아 호텔을 비롯해 미국에서 호화 건물을 사들이며 부동산 시장 큰 손 역할을 하고 있다.

최근 우 회장은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사위이자 뉴욕 부동산 사업가인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고문과 맨해튼 초고층 빌딩 재개발을 논의해 주목받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쿠슈너를 비롯한 글로벌 정치 엘리트들과 인맥을 쌓으면서 해외 무대 입지 구축에도 노력을 기울였다.

일각에서는 올가을 중국 지도부 개편을 앞두고 시 주석이 금융시장의 과도한 리스크를 규제하고 기업인들의 부패를 집중적으로 단속하는 과정에서 이번 소송전이 불거진 점에 주목하고 있다. 공산당 대회를 앞두고 권력투쟁이 과열되면서 안방그룹이 사정 대상에 오른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크리스토퍼 발딩 베이징대 부교수는 “차이신의 안방보험 보도 내용은 상대적으로 다른 기업들의 보도와 달리 매우 독특하고, 내용이 상당히 구체적이다”고 말했다. 안방보험의 불투명한 지배구조에 대해서는 이미 여러차례 뉴욕타임스(NYT)가 지적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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