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애니메이션 시장이 가파르게 성장하는 가운데 현지에서 특히 일본 콘텐츠가 인기를 모으고 있다. 이에 일본 기업들도 새 사업기회에 환호를 보내면서 중일 합작 프로젝트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다.
2일(현지시간)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중국 콘텐츠 시장 중 애니메이션 규모만 해도 올해 1500억 위안(약 24조 원), 엔화로는 2조4000억 엔에 달해 2015년 일본시장(1조8000억 엔) 규모를 웃돌고 2010년 대비 3배 성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부모 세대보다 더욱 풍족한 삶을 누리는 중국의 10~20대 젊은이들은 애니메이션 시청과 만화 인기 캐릭터 코스프레 등에 열중하고 있다. 1일까지 중국 저장성 항저우에서 열린 ‘국제 애니메이션 축제’에는 100만 명 이상이 방문해 관련 상품 구입 등으로 20억 위안을 쓴 것으로 추산됐다.
특히 일본 기업들은 자국 애니메이션에 대한 높은 인기가 고무적이라고 평가했다. 축제에서는 일본 애니메이션을 실시간 스트리밍으로 제공하는 현지 업체가 특설 무대를 마련했으며 만화 캐릭터로 분장한 이들이 현장 곳곳을 누볐다.
지난달 30일에는 상하이에서 코스프레 매니아나 동인지 팬들이 집결하는 ‘CP20’이 개막했다. 이곳에서 일본 만화 ‘음양사’를 바탕으로 한 중국 넷이즈의 모바일 게임 팬들이 모여 춤을 추거나 노래하는 등 각종 이벤트를 즐겼다. 음양사 게임은 지난해 4분기에만 800만 다운로드를 기록했으며 아이템 판매 등으로 넷이즈가 올린 매출은 150억 엔에 달했다.
중국 젊은이이 월수입은 상하이 대졸자 평균 5000위안 정도로 결코 높은 편은 아니다. 그러나 부모 세대는 1990년대 정부나 직장에서 저가로 양도한 부동산 가격이 급등하면서 평가이익과 임대 수입 등으로 부유해진 사람이 많다. 이에 생활고에 덜 시달리게 된 도시 젊은이들이 자신의 취미에 몰두하면서 상당한 지출도 마다하지 않게 된 것이다.
유망시장으로 떠오른 애니메이션을 겨냥해 현지에서 벤처기업이 속속 생겨나고 있다. 지난 2003년 설립된 쑤저우댄싱CG스튜디오는 중국중앙TV(CCTV)에 인기 애니메이션을 공급하고 있다.
특히 중국은 아톰과 도라에몽 등 1980년대 이후 많은 일본 애니메이션이 인기를 얻고 있다. 최근에는 정부가 폭력성을 이유로 유통을 금지하는 ‘진격의 거인’이 인터넷을 통해 암암리에 중국 젊은이들에게 인기를 모으고 있다.
이에 일본 굴지의 통신 대기업 NTT도코모가 차이나모바일, 현지 애니메이션 업체 등과 협력해 7월 공개 예정인 애니메이션을 제작하는 등 중일 합작 움직임도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