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후보가 사법시험 존치 주장과 관련해 "대화합 구도로 가는게 맞다"는 입장을 밝혔다. 앞서 "로스쿨을 전면 폐지하겠다"는 입장에서 한걸음 물러난 것으로 분석된다.
홍준표 후보는 5일 "사법시험 존치"를 주장하며 서울 양화대교에 올라 고공농성을 벌이는 고시생을 만나기 위해 현장에 나왔다.
이 자리에서 홍 후보는 로스쿨과 고시 제도에 대해선 "지금 로스쿨을 폐지할 수는 없겠지만 집권하면 로스쿨 제도를 고쳐서 음서제가 안 되도록 하겠다"며 "외교아카데미를 없애고 외무고시 제도를 종래대로 환원해 실력으로 뽑도록 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이날 한 고시생은 사법시험 존치를 주장하며 한강 다리 위에 올라가 24시간 넘게 시위를 벌이다가 내려왔다. 이씨는 양화대교를 직접 찾은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선 후보와 전화 통화한 이후 시위를 중단했다.
경찰과 소방당국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4시께 양화대교 아치 위에 올라가 고공농성을 시작한 '사법시험 존치를 위한 고시생 모임' 대표 이종배(40)씨는 25시간 만인 이날 오후 5시께 구조용 차량을 이용해 지상으로 내려왔다.
홍 후보는 "사법시험, 행정고시, 외무고시를 책임지고 부활시킬 테니 내려와서 대화하자"고 이씨를 설득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날 이씨는 '사법시험 폐지되면 로스쿨에 갈 수 없는 서민들은 어찌해야 합니까'라는 글이 적힌 세로 1m, 가로 3m 길이의 플래카드를 들고 다리 위로 올라갔다. 이씨는 앞서 기자들에게 배포한 문자메시지에서 "진정성 있는 대책이 나올 때까지 단식투쟁을 하며 내려가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앞서 홍준표 후보는 "요즘 부자는 신분까지 상속을 한다"며 "당선되면 이걸(로스쿨 제도) 깡그리 없애겠다"고 말했다.
홍 후보는 지난 1일 대전광역시 서대전공원 집중 유세 현장에서 "지금 대한민국은 사법시험과 행정고시, 외무고시를 폐지하다보니 부자들 자식만 판검사, 고위공무원이 된다"며 "“세상에 이런 나라는 없다"고 말해 지지자들의 환호를 받았다.
당시 홍 후보는 로스쿨을 처음으로 도입한 참여정부를 강하게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노무현정부 때 로스쿨을 만들고 사시를 폐지한다고 했을 때 나는 반대했다"며 "로스쿨 등록금이 2000만 원으로 굉장히 비싼데 학비들여 공부해놔도 유력집안 자제가 아니면 판검사 되기가 어렵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높은 사전투표율과 관련, 홍 후보는 "사전투표를 많이 하는 것은, 특히 호남에서 많이 하는 것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와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가 (호남에서) 빡빡하게 붙어 있으니까 나한테는 좋다"며 "투표율이 높으면 높을수록 좋다. 4자 구도로 가는 게 필승 구도"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