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유력 조선·해운기업 10개사가 뭉쳐 차세대 선박을 공동개발하기로 했다고 5일(현지시간)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보도했다.
글로벌 조선·해운 업황이 악화한 가운데 한국과 중국 업체와의 경쟁까지 심화하자 자국 업체끼리 출혈경쟁을 하는 대신 일본 업체끼리 힘을 합쳐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보도에 따르면 미쓰비시중공업과 이마바리조선, 재팬마린유나이티드(JMU), 미씨비시상선 등 조선·해운 10여 개사가 자동운항 시스템과 연비 개선 신기술 등 차세대 선박에 필요한 기술을 공동 개발하기로 했다. 일본 정부 산하의 해상기술안전연구소가 프로젝트를 주도하고 민간 조선·해운사들이 참여하는 형태로 올여름까지 새로운 공동 개발 조직을 설립한다는 방침이다. 2020년에 도입되는 환경 규제에 맞춰 친환경 첨단 선박의 수주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중장기적으로 대처하고자 민관이 힘을 모으기로 한 것이다.
공동연구는 국립연구개발법인 해상기술안전연구소가 중심이 돼 진행한다. 자동운항시스템은 날씨나 파도 높이, 다른 선박의 운항 정보 등을 분석해 최적의 항로를 자동 선택하는 네비게이션 시스템 방식을 검토하고 있다. 선박이 최단 거리·시간에 목적지에 도착하면 연료 소비는 물론 배기가스를 줄일 수 있다. 또한 배의 무게를 줄이기 위한 소재 개발에도 나설 방침이다.
지난해 일본선박수출조합의 수주량은 372만총톤(t)으로, 2015년의 6분의 1수준으로 급감했다. 업계 불황과 한국과 중국 업체의 저가공세가 맞물린 영향이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분석했다. 이 영향으로 가와사키중공업은 가가와현 사카이데공장에 있는 2개의 데크 중 1개를 폐쇄했고, 에너지·중공업 업체인 IHI도 아이치현 지타시 공장의 가동을 중단했다. 세계 시장점유율 40% 가까이 차지하는 한국 해운·조선업도 예외는 아니다. 대우조선해양도 정부 주도로 경영구조 개선 작업에 나섰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