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7일 충북 충주 동촌 골프클럽(파72·6485야드) ▲사진=KLPGA 박준석 포토
▲다음은 김해림(28·롯데·합계 4언더파 212타 우승)의 일문일답
이글 할 생각 없었는데 덜컥 해버려서 거짓말을 한 것이 됐다. ‘김해림 우승=이글’ 이라는 공식이 세워지게 된 것 같다.
-이제는 마지막 날 18번홀에서 이글하며 우승하는 것도 노려봐도 될 것 같은데.
도전해보겠다. 짜릿할 것 같다.
-생애 첫 우승한 대회에서 첫 타이틀을 방어했다.
130경기만에 첫 우승을 한 대회라 애착이 큰데 타이틀 방어까지 하게 돼서 뭐라 표현할 말이 없을 정도로 좋다.
-서울이 고향이지만 연고지가 청주, 학교도 이 근처인데.
학교 교수님도 와주시고 팬클럽 분들도 많이 와주셔서 힘을 더 낼 수 있었다.
-충청도에서 우승해서 더 기분 좋은가.
지금 연고지도 여기고, 대학교도 이 근처라 더 편한 느낌이었다. 바람이 거셌지만 편안하게 잘 플레이 했다.
-위기가 많았는데.
어제 바람 많이 맞아 오늘도 집중력이 흔들릴 뻔 했다. 그런데 캐디와 재미있게 치자고 말한 것이 샷 이글까지 나오는 행운을 불러준 것 같다. 13번 홀에서도 세컨드 샷이 나갈 볼이었는데 나무 맞고 들어왔다. 행운이 따르는 대회가 아닐 수 없다.
-13번 홀 세컨드샷 상황은.
앞바람이 강하게 불어서 3번 우드로 낮고 강하게 치려고 샷 한 것이 왼측으로 심하게 말려서 오비(아웃 오브 바운스) 지역으로 들어가고 있었다. 그런데 운 좋게 나무를 맞고 러프 쪽으로 들어와서 갤러리 하시던 분들이 나보다 더 좋아하시더라. 운이 좋았다.
-그런 행운이 따르는 모습을 보면서 오늘 뭔가 우승하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나.
행운이 오나 싶었는데 그 홀에서 3퍼트 하면서 보기를 범했다. 그 다음 홀들에서도 파하기 급급했기 때문에 우승이 멀어진다는 생각에 톱5로 목표를 수정하고 마음을 비웠다. 그랬더니 다시 한 번 행운이 찾아온 것 같다.
-17번홀에서 역전 이글이 됐는데.
거리 87m 앞바람인지 뒷바람인지 헷갈려서 그냥 48도 웨지클럽으로 편하게 치자 라는 생각으로 쳤다. 훅바람도 있어서 오른쪽만 보고 쳤던 것이 바람 따라 예쁘게 들어가더라.
-16번홀 버디도 결정적이었다. 자신감 회복한 듯한 표정이었는데.
스코어는 몰랐지만 그 버디가 결정적일 것이라 생각했다. 그래서 더 집중했던 것이 버디로 이어졌다.
18번 홀 그린에 와서야 알았다. 사실 그 전까지는 9홀을 지날때 배선우 선수가 2언더인 것은 봤고, 다른 선수들도 스코어를 유지하고 있을 거라 생각했다. 이글을 하고 나서 마지막 18번홀에서 보기를 해도 우승이겠구나 해서 안전하게 치자는 생각에 긴 클럽을 잡고 넉넉하게 쳤더니 그린을 넘어갔고, 파를 못하면 연장가지 라는 생각에 어프로치 할 때 긴장이 많이 됐다.
-그래도 연장가서 우승한 경험이 두 번이나 있다. 연장에 대한 자신감이 있을 것 같은데.
물론 자신감은 있지만 골프라는 것이 자신감만 가지고 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될 수 있으면 연장을 가고 싶지 않았다.
-이번 대회 파5에서 유독 보기가 많았는데.
이 코스는 파5가 버디를 잡을 수 있는 홀이 아니라 지켜야 하는 홀들이 많았다. 핀 위치도 1,2 라운드에는 어려운 곳에 꽂혀 있어서 더욱 힘들었던 것 같다.
-올해 첫 다승, 상금도 3억원에 근접했다. 올시즌 대세 박성현의 바통을 이어받아야겠다는 생각이 있나.
주위에서 그런 말을 많이 한다. 그래도 내 목표는 상금랭킹 3위안에 드는 것이기 때문에 1등 욕심을 버리고 앞으로도 꾸준히 전진하고 싶다.
-그래도 18번 홀 그린에 들어설 때나 챔피언 퍼트를 하고 난 후의 함성이 엄청났다.
작년에 비해 올해는 확실히 팬이 많이 늘어난 것 같다. 작년에 박성현 선수가 잘 치기도 했지만 팬들의 힘찬 응원이 있었기에 더 힘을 내고 7승을 기록하는 등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고 생각한다. 나도 팬 분들의 응원에 정말 많은 힘을 얻었다. 앞으로도 많이 응원해 주셨으면 좋겠다.
-올 시즌 출전 대회 전부 톱10에 들었다. 무엇이 달라졌나.
아이언 샷이 좋아졌고, 퍼트 감도 좋다. 제일 많이 바뀐 것은 정교해진 아이언샷이다.
-꼭 우승하고 싶은 대회가 있나.
모든 대회가 다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목표인 4승을 이루기 위해 어느 대회든 2승을 더 기록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