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그룹의 신용등급이 지배구조 개편 후 오히려 하락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와 주목된다.
8일 신용평가업계에 따르면 지배구조 개편 후 롯데지주(가칭)의 신용등급은 주요 계열사와 비슷한 수준으로 등급이 매겨질 전망이다. 롯데제과, 롯데쇼핑, 롯데칠성의 신용등급은 AA+(안정적), 롯데푸드는 AA-(안정적)다.
한국신용평가, 나이스신용평가 등에 따르면 이번 분할이 신용등급에 미치는 영향은 적지만, 분할 이후 자산 배분 구조, 부채 상환능력 변화, 시장 악화 등에 따라 각 사 신용등급이 하락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롯데쇼핑, 롯데제과, 롯데칠성음료, 롯데푸드 등 롯데그룹 4개사는 지난달 26일 이사회 의결을 통해 분할합병 계약을 승인했다. 4개 회사는 10월 1일을 기일로 각각 투자부문과 사업부문으로 인적분할한 뒤 롯데제과 투자부문(가칭 롯데지주)이 각사 투자부문을 흡수합병할 예정이다.
분할 이후에도 각 회사들은 기존 사업을 이어가기 때문에 현금창출력은 변하지 않는다. 그러나 공시된 대로 분할합병이 이뤄질 경우 각 사가 보유한 투자지분은 지주로 넘어가지만 차입금은 그대로 남게 돼 부채비율, 개별 사업사들의 채무상환능력 등이 악화될 수 있다.
이번 분할합병을 위해서는 이사회 결의 외에도 주주총회 의결이 필요하다. 4개사의 주주 중 분할합병에 반대하는 주주의 주식매수청구권 행사에 따른 매수대금이 롯데쇼핑 1조6500억 원, 롯데제과 5500억 원, 롯데칠성음료 4500억 원, 롯데푸드 2000억 원 등을 넘지 않아야 한다.
매수 대금이 이를 넘지 않더라도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여부 자체도 재무구조에 변수가 될 수 있다. 또 체제 전환 과정에서 M&A, 기업공개, 자산매각 등 크레딧 이슈 발생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상된다.
더불어 각 사들은 내수부진, 시장 내 경쟁 심화 등으로 성장성이 둔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롯데제과, 롯데쇼핑 등은 해외 진출, 롯데칠성은 제품다변화에 투자하면서 재무부담이 늘어난 상태다.
신용평가업계 관계자는 “롯데지주와 신설될 법인들이 이미 발행된 회사채 등에 대해 공동 채무부담을 지게 되지만, 분할후 개별사업회사들의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