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저비용항공사(LCC) 케이에어항공이 한화그룹의 투자를 받고 본격적인 출범준비에 나서고 있다.
8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케이에어항공은 이르면 내년 상반기 항공기 운항 시작을 목표로 국토교통부에 국제항공운송사업자 면허를 신청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케이에어항공은 자본금과 항공기 마련 등을 통해 출범 준비를 마친 상태다. 한화그룹은 지난달 한화테크윈과 한화인베스트먼트를 통해 충북 청주 지역 항공사인 케이에어항공에 재무적투자자로 참여한다고 밝혔다. 투자규모는 약 160억 원으로 추정된다.
한화그룹의 항공시장 진출 가능성에 대해 한화 측은 “LCC 시장성을 낙관해 단순 재무적 투자에 나선 것이며, 여객 사업에 직접 진출할 계획은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한화가 국내 LCC 시장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항공엔진을 생산하는 한화테크윈 등 계열사 간 시너지 효과 때문일 것이라는게 업계의 관측이다.
또 케이에어항공은 유럽 항공기제조사인 에어버스와 A320 항공기 8대를 들여오기로 3월 결정했다. 케이에어항공이 주문한 A320 항공기는 현재까지 1만3000대가 수주돼 전 세계 항공사 400여곳에서 운영 하고 있으며 최대 240명의 승객 수용이 가능하다. 이를통해 케이에어항공은 충북 청주를 거점으로 동북아시아 지역을 잇는 국제노선을 운항한다는 계획이다.
항공업계에서는 국토부가 케이에어항공의 국제항공운송사업자 면허 신청을 받아줄 지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부는 국내 저비용항공업이 공급과잉이라는 판단에 신규사업자에 대한 심사기준을 강화하고 있다. 기존 면허조건 중 150억 원 이상 자본금 요건을 500억 원 이상으로 늘리고 항공운송 경쟁력을 객관적으로 증명할 수 있는 기준도 구체화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케이에어항공은 최근 ‘외국계 자본설’에 휩싸이면서 면허를 받기 힘들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기도 했다. 항공법은 외국인이나 외국법인이 항공사 지분의 50% 이상을 소유할 수 없고 외국법인이 항공사를 실질적으로 지배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국토부가 케이에어항공에 우려를 표명했고, 케이에어항공 측은 “오해”라고 적극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케이에어항공이 국제항공운송사업자 면허까지 취득하게 될 경우 성장 가능성은 높게 점쳐지고 있다. 제주항공은 모회사인 애경그룹의 지원으로 LCC 업계 1위에 올라설 수 있었다. 제주항공은 2005년부터 5년 간 고유가와 고환율, 경기침체, 대형사의 저가항공 진출 등의 악재로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그럼에도 애경그룹은 제주항공 설립 후 최소 5년간은 꾸준한 투자가 필요하다고 보고 투자를 멈추지 않았다.
그 결과 제주항공은 2015년에는 국적 저가항공사로는 최초로 유가증권시장에 성공적으로 상장했으며, 기존 대형 항공사(FSC) 지위를 위협하는 LCC 업계 1위로 등극했다. 한화그룹의 투자를 받고있는 케이에어항공도 국토교통부 사업 면허를 받아 운항에 나서게 되면, 향후 LCC시장의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사진설명>
케이에어항공이 들여오기로 한 에어버스의 A320 항공기. 사진제공=에어버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