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런던이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 후 금융중심지로서의 위상에 타격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금융서비스 패스포트란 영국 금융사들이 추가적인 인가 절차없이 EU 회원국들을 대상으로 주식·채권·파생상품 판매 및 트레이딩 등 투자은행과 소매금융, 보험 등 영업을 할 수 있는 것을 말한다.
그간 런던이 금융중심도시로서 지위를 누려온 것은 영어 사용, 오랜 금융업의 역사, 아시아와 미국 사이의 지리적 위치 그리고 EU회원국으로서의 금융서비스 패스포트였다고 진단했다. 결국 브렉시트 후 영국 내 금융사들은 업무 및 인력을 미국이나 유럽내 주요 도시로 재배치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실제 영국의 EU탈퇴 통보를 앞두고 유럽 총괄본부를 런던에 두고 있는 글로벌 투자은행들의 이탈이 지속되고 있는 중이다. JP모건, UBS, HSBC, 모간스탠리, 골드만삭스, 바클레이즈, 도이치방크, 씨티그룹, 크레디트스위스 등이 이미 영국내 인력 재배치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지난해 4월 PwC는 금융서비스 패스포트 상실에 따른 금융기업들의 업무 및 인력 재배치로 영국내 금융서비스 부문의 총부가가치가 2020년까지 5.7%에서 9.5%까지 감소하고 고용도 7~10만명 줄어들 것으로 추정한 바 있다.
반면 영국 정부는 브렉시트 후에도 EU 감독규정에서 정하고 있는 ‘동등성 체제(Equivalence Regime)’를 활용해 금융서비스 패스포트와 유사한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이 체제를 적용하기 위해서는 금융부문별 감독규정을 EU와 동일하게 유지해야 하는 등 번거로울 뿐 아니라, 규제 내용에 대해서는 발언권없이 일방적으로 EU 감독 기준을 준수해야하는 등 어려움이 있다는 분석이다. 또 이 체제는 법률보다 하위인 EU집행위의 감독규정으로 정해져 있어 필요시 집행기관의 의결만으로도 철회될 수 있다는 점에서 법적 안정성도 낮다.
한편 한은은 오는 6월8일 실시 예정인 영국 조기 총선 결과에 따라 브렉시트 향방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고 봤다. 다만 현재로서는 집권당인 보수당 의석수(총 650석중 331석)가 지금보다 늘면서 기존의 하드브렉시트 기조가 유지될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고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