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의 취임과 함께 관심이 쏠리는 건 대통령의 가족이다. 문 대통령의 가족 가운데 최고 유명인은 부인 김정숙씨(63)다. 문 대통령은 경희대 법대 3학년 때 열린 과 축제에서 2년 후배인 김씨를 처음 만나 8년 동안 연애한 뒤 1981년 결혼식을 올렸다.
연애담 중 가장 유명한 건 문 대통령의 공수부대 군복무 시절 면회 일화다. 김씨는 첫 면회 때에 안개꽃을 한아름 들고 가 문 대통령을 당황하게 만들었다. 문 대통령은 자서전에서 “가난한 어머니의 면회라도 통닭은 기본인데, 정말 세상물정 모르는 아가씨였다”며“대한민국 군대에 이등병 면회 가면서 음식 대신 꽃을 들고 간 사람은 아내 밖에 없을 것”이라고 추억했다.
그렇게 ‘세상물정 모르던’ 김씨는 문 대통령이 정치에 본격 뛰어들면서 ‘내조의 여왕’으로 거듭났다. 특히 이번 19대 대선을 앞두고는 2016년 추석께부터 매주 한 번은 호남을 찾아 바닥민심을 훑으며 문 대통령을 지원사격했다. 지난 대선 패배 후 호남에서 짙어진 ‘반문재인’ 정서를 녹이는 데에 공을 들였다. 이 과정에서 ‘문재인 호남특보’,‘맏며느리 김정숙’라는 별칭도 얻었다. 호남뿐 아니라 전국을 돌며 문 대통령을 위한 지지를 호소하던 김씨는 마침내 영부인 자리에 오르게 됐다.
문 대통령과 김씨는 슬하에 준용씨(35), 다혜씨(34) 1남1녀를 뒀다. 준용씨는 건국대 시각디자인과를 졸업하고 미국 파슨스 스쿨에서 석사과정을 마친 뒤 미디어 아티스트로 활동 중이다. 졸업작품 ‘증강 그림자(Augmented Shadow)’는 뉴욕의 MoMA, 홍콩, 브라질 등에서 전시됐고, 2011년 광주비엔날레에 ‘마쿠로쿠로스케 테이블’이라는 작품을 출품하기도 했다. 다만 이번 대선과정에선 2007년 한국고용정보원에 특혜취업을 했다는 의혹이 불거져 논란의 중심에 섰다.
준용씨는 결혼해 아들 1명을 두고 있으며, 다혜씨도 가정을 꾸리고 살고 있다. 8살이 된 아들과 함께 자주 문 대통령 내외를 찾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문 대통령의 정계 진출에 부정적이었던 다혜씨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지난 대선과 달리 이번엔 선거일을 하루 앞둔 8일 광화문 집중유세에 아들과 함께 ‘깜짝’ 등장해 문 대통령에 힘을 실어줬다. 전업주부로 지내다 최근 재취업해 전시업무와 관련 일을 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한편 문 대통령의 부친인 문용형 씨는 함경남도 출신으로 함흥농고 졸업 후 공무원 생활을 하다 6.25 때 월남했다. 체질에 맞지 않은 장사를 했지만, 가장으로서의 경제적 역할은 다하지 못했다고 문 대통령은 회고했다. 1978년 심장마비로 작고했다. 모친 강한옥 여사(90)는 연탄배달 등 갖가지 일을 하며 부친 대신 가계를 꾸리고 문 대통령을 교육시켰다.
2남3녀 중 장남인 문 대통령의 형제는 누나 재월씨(68), 여동생 재성씨(62)와 재실씨(55), 그리고 남동생 재익씨(58)다. 재월씨는 공부를 꽤 잘했지만 대학 진학을 포기하고 취업해 문 대통령의 뒷바라지를 했다고 한다. 원양어선 선장인 재익씨는 문 대통령의 청와대 비서실장 시절 일했던 STX 측 배려로 지상 근무지로 발령이 나자 문 대통령으로부터 “다시 배를 타라”라는 ‘모진 말’을 들었던 일도 있다. 여동생들은 가정주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