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연준 위원들은 ‘소통王’...대외 발언 횟수, 사상 최다 기록

입력 2017-05-10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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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준 투명성 증가한 것은 장점이나 비밀 누설 의혹으로 이어지는 부작용도 있어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 참여하는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 위원들이 어느 때보다 대외적인 발언 횟수를 늘리고 있다. 위원 한 명당 연설 횟수가 사상 최다를 기록했다고 9일(현지시간) CNBC가 보도했다.

도이체방크의 토르스텐 슬록 이코노미스트는 위원 한 명당 평균 연설 횟수가 올해 14번을 기록했는데 이는 사상 최다라고 밝혔다. 1996년만 해도 위원 한 명당 4번이 고작이었다. 슬록 이코노미스트는 “시장에서는 연준 위원 입에서 흘러나오는 말을 해석하고자 그 어느 때보다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연준 위원이 대중과 소통을 늘리는 게 경제 회복에 도움이 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연준이 투명해지고 있으며 금융 시장이 더 건강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발언이 많이 보도될수록 그에 대한 해석도 다양하게 공존하는 것이 혼란을 줄 수 있는 점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슬록 이코노미스트는 “금융 시장은 손에 잡힐 만큼 명확해질 필요가 있다”며 “연준은 시장에 자신들의 방향이 무엇인지, 시장이 자신들의 정책을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지 도와주려 한다”고 말했다. 연준의 소통이 증가하고 있는 것은 단순 연설에만 국한한 이야기가 아니다. 블로그 포스팅도 포함된다. 지난 3월 미니애폴리스 연방준비은행의 닐 카슈카리 총재는 자신이 3월 FOMC에서 금리 인상에 반대한 이유에 대해 ‘왜 나는 반대했는가’라는 제목으로 자신의 블로그에 게시했다.

주목할만한 변화 중 하나는 2011년 일어났다. 당시 연준 의장이었던 벤 버냉키는 분기별 기자회견을 개최하기로 결정했다. 버냉키 전 의장은 “오늘날 통화 정책은 국민의 기대에 어떻게 부응하느냐에도 크게 좌우된다”며 “대중의 기대감이 재정 상태와 고용, 인플레이션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또 버냉키 전 의장은 “정책에 관한 소통은 연준의 핵심 목표로 남을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그러나 연준 위원들의 소통이 문제가 될 때도 있다. 아발론어드바이저스의 샘 라인스 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이 정확하게 시장을 안내할 수 있으면 좋을 것”이라며 “그러나 연준이 시장의 믿음을 잃고 자신감도 떨어지게 되면 이는 나쁜 결과를 가져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연준의 발언을 명확하게 해석하기란 어렵다”고 비판했다.

실제 연준 위원의 발언이 부정적인 결과로 이어진 예도 최근 있었다. 지난 3월 리치몬드 연방준비은행의 제프리 래커 전 총재는 애널리스트에게 비밀을 누설한 의혹을 받고 자리에서 물러났다. 그는 사임 의사를 밝히면서 “2012년 9월 연준 회의와 관련해 2012년 10월 2일 매들리글로벌어드바이저스의 애널리스트와 이야기를 나눈 것은 사실”이라며 “애널리스트와 대화하는 동안 그에게 어떤 비밀스러운 정보를 제공했다는 인상을 줬을 수 있다”고 시인했다. 래커 전 총재는 “매들리 측 애널리스트와 이야기하면서 코멘트를 거부했어야 했는데 나는 인터뷰를 계속했다”며 “언론과 소통에서 기밀 정보를 공개할 의도는 없었다”고 해명했다.

슬록 애널리스트는 이러한 부작용에도 연준의 활발한 의사소통이 시장뿐 아니라 미국 국민 전체에게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그는 “어떤 게 옳다고 단언할 수는 없어도 오랜 기간 봤을 때 현재 연준이 과거보다 더 명확한 태도를 보이는 것만은 분명하다”며 “적어도 어디로 가야 하는지 방향성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슬록 애널리스트는 “이것이 옳은지 그른지는 시간이 말해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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