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박근혜 회유로 진술 번복 우려" vs 정호성 "보석 허가해 달라"

입력 2017-05-10 1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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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정호성(48)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이 풀려나면 박근혜(65) 전 대통령과 말을 맞출 가능성이 높다며 추가 구속영장 발부를 주장했다. 반면 정 전 비서관 측은 "이미 전부 자백했다"며 석방을 요구했다.

검찰은 10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2부(재판장 김세윤 부장판사)의 심리로 열린 정 전 비서관의 재판에서 이 같은 취지로 말했다.

정 전 비서관의 구속영장 기간은 20일까지다. 다만 재판부가 추가 기소된 국회에서의 증언ㆍ감정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새로 발부하면 기한은 미뤄진다. 추가 구속영장이 없으면 현재 구속영장 기간 만료 즉시 풀려난다. 정 전 비서관은 이미 지난달 20일 법원에 보석을 청구한 상태다.

검찰은 이날 박 전 대통령의 회유나 압력으로 정 전 비서관이 진술을 번복할 가능성을 이유로 추가 구속영장 발부를 주장했다. 정 전 비서관은 현재 최 씨에게 문건을 건넨 사실을 인정한다. 반면 박 전 대통령은 최 씨에게 문건을 전달하라고 지시한 적이 없고 정 전 비서관의 자의적 판단일 뿐이라고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 검찰은 두 사람의 엇갈리는 진술을 언급하며 "향후 공판 과정에서 정 전 비서관과 박 전 대통령이 진술을 맞추거나 조작할 개연성이 높다고 판단된다"고 했다. 박 전 대통령을 가까운 거리에서 보좌한 정 전 비서관이 끈질긴 회유에 넘어갈 수 있다는 것이다.

검찰은 또 "정 전 비서관이 극도의 보안이 필요한 청와대 문건을 최 씨에게 유출했다"며 "국정농단 사건을 야기하고 결과적으로 대통령이 탄핵돼 파면에 이른 헌정사 참담한 결과를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 전 비서관에게 실형이 선고될 가능성이 높아 보석 석방되면 잠적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검찰은 "국회 국정조사 특별위원회로부터 증인 출석 요구를 받고도 정당한 이유 없이 출석하지 않고 거부한 것은 사안이 가볍지 않다"고 했다.

반면 정 전 비서관 측은 "이미 재판에서 모든 사실을 자백했고 사건 심리 자체도 끝났다"고 반박했다. 혐의의 법정형 자체가 약해서 구속 사유 중 하나인 '도망의 염려'도 없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보석을 받아들일지 또는 추가 구속영장을 발부할지 나중에 결정하기로 했다. 재판부는 또 공범인 박 전 대통령과 정 전 비서관을 함께 선고할 예정이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선고 공판이 잡힐 때까지 정 전 비서관 재판은 미루기로 했다.

정 전 비서관은 2014년 1월부터 지난해 4월까지 최 씨에게 공무상 비밀문건 47건을 넘긴 혐의로 기소됐다. 검찰은 지난해 12월 국회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청문회에 정당한 이유 없이 출석하지 않고 동행명령을 거부한 혐의로 정 전 비서관을 추가 기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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