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 3사가 사흘 만에 번호이동을 재개한 가운데 당초 예상과 달리 과열은 없었다. 문재인 정부 출범으로 통신비 인하에 관심이 쏠리면서 이통사들이 불법 보조금 지급을 꺼리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통사가 번호이동을 재개한 전날 이통 3사의 번호이동 건수는 총 2만6528건으로 집계됐다. 업체별로는 SK텔레콤 가입자가 3994명 순감한 반면 KT와 LG유플러스는 각각 1528명, 2466명 늘었다.
국내 번호이동 시장은 SK텔레콤의 전산 개편으로 지난 11일 오후 8시부터 중단됐다. SK텔레콤의 전산 개편이 전날 마무리 되면서 같은날 정오부터 이통사간 번호이동이 재개됐다.
당초 이통사들은 전산개편 기간 번호이동시장은 표면적으로는 크게 위축될 것이라면서도 물밑에선 치열한 가입자 유치경쟁이 일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 5월 황금연휴때 한 차례 불법 보조금 경쟁을 벌이면서 일부 이통사가 가입자를 대거 잃었기 떄문이다.
하지만 수치상으로는 우려했던 시장 과열은 없었다. 통상 방송통신위원회가 시장 과열 기준으로 삼는 하루 번호이동 건수는 2만6000건이다. 평소 전산휴무일 이튿날 번호이동이 2만 건 전후인데다, 사흘간 밀려있던 개통 물량이 몰린 점을 고려하면 시장은 오히려 차분했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손해를 본 이통사가 가입자 유치를 위해 보조금을 대거 풀 가능성도 있지만, 새정부 초창기인 만큼 불법 보조금을 사용하는 것이 부담스러운 상황”이라며 “당분간 시장 안정화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