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을 이끌어갈 차기 당대표 선출을 앞두고 친박(친박근혜)계 의원들이 전면 재등장하고 있다. 이들은 한목소리로 ‘친박은 없다’라면서 본인들을 중심으로 당 재건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친박 중진 유기준 의원은 16일 오전 ‘MBC 신동호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친박·비박(非朴) 논란을 멈추자고 주장했다. 유 의원은 “한국당은 더 친박, 비박의 구별을 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라며 “오히려 주류, 비주류라든지 아니면 다른 말로 하는 게 좋다, 계속해서 과거의 ‘네이밍’을 갖고 미래를 위한 정치를 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주류는 숫자가 많은 사람을 의미하는 것이고, 그 당의 정통성에 가깝게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많은 경우에 주류라고 이야기한다”라며 현재 한국당의 주류는 친박계 의원임을 강조했다.
유 의원은 전날 김성은 비상대책위원이 친박계 서청원·최경환·윤상현 의원의 징계해제를 반려해야한다고 주장한 데 대해서는 “그 비대위원께서 노파심에서 하신 것”이라고 일축했다.
차기 당권을 노리는 친박 홍문종 의원 역시 이날 오전 ‘YTN 신율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유 의원과 일맥상통하는 발언을 이어갔다.
홍 의원은 친박계를 경계하는 여론에 대해 “실질적으로 대통령께서 저렇게 어렵게 되신 이후에 친박을 찾는 것은 ‘친이(친이명박)’을 찾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라며 “이제 선거에서 (친박계가) 일치단결해서 저희 당의 위상과 또 정권을 우리가 재창출하기 위해서 노력할 때 하나가 됐던, 우리 당의 그런 모습을 생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지지율) 25%가 안 되는 상황에서 무슨 친박을 따지고 기원을 따지고 누구는 뒤로 가야 하고 누구는 앞으로 가야 하고, 제가 보기엔 잘못된 생각”이라며 비박계를 견제했다.
오는 6월 말에서 7월쯤 열릴 예정인 차기 당대표 선출 대회에는 유 의원과 홍 의원 모두 출마할 것으로 보인다. 비박계 의원 가운데는 대선주자였던 홍준표 전 경남지사의 출마가 유력한 가운데 나경원 의원 등판도 거론된다.
한편 홍 전 지사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한국당의 지지율이 13%로 폭락했는데 이는 국민이 한국당을 새로운 신보수주의 정당이 아닌 실패한 구 보수주의 정권세력들의 연장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라며 “그 잔재들이 당을 틀어쥐고 있는 한, 우리 국민은 한국당을 버릴 수밖에 없다”라고 친박계를 향해 날을 세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