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러시아 외무장관에게 IS 관련 기밀정보 유출”

“동맹국과 공유한 것보다 더 많은 정보 러시아에 넘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러시아 외무장관과의 회동에서 수니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와 관련된 극도의 기밀정보를 유출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워싱턴포스트(WP)는 15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0일 백악관에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 세르게이 키슬랴크 미국 주재 러시아대사와 만난 자리에서 기밀정보를 공개했다고 보도했다.

전ㆍ현직 미국 관리들에 따르면 트럼프가 유출한 정보는 정보공유협정을 맺은 다른 동맹국으로부터 입수한 것이며 그 사안이 매우 민감해 관련 세부내용은 미국의 다른 동맹국에 전달되지 않았고 정부 내에서도 보안을 철저히 유지해 왔다.

정보를 제공한 파트너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해당 기밀을 러시아와 공유하도록 허락하지 않았으며 이번 유출로 IS 내부 사정에 접근할 수 있는 이 동맹국과의 협력이 불투명해졌다고 WP는 전했다. 트럼프와 러시아 외무장관과의 회동 직후 백악관 고위관리들이 중앙정보국(CIA)과 국가안보국(NSA)에 긴급히 전화를 걸어 사태 진화에 나섰다.

사정에 밝은 한 관리는 “유출된 정보는 암호화된 정보”라며 “트럼프는 우리의 동맹국들과 공유한 것보다 더 많은 정보를 러시아에 넘겼다”고 비판했다.

이날 보도는 트럼프가 러시아와 관련한 여러 법률적, 정치적 압력에 직면한 가운데 나왔다. 특히 트럼프는 지난주 자신의 선거 캠프가 대선 기간 러시아 정부와 내통했다는 ‘러시아 커넥션’ 수사가 한창 진행 중인 가운데 제임스 코미 연방수사국(FBI) 국장을 해고해 곳곳에서 비판이 고조된 상황이다. 게다가 WP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는 코미 국장 해임 다음 날에 러시아 인사들과 만나 정보를 유출한 셈이다.

트럼프는 항공기에서의 노트북 휴대를 금지한 조치와 관련해 IS 테러 위협에 대한 세부적인 사항을 설명하면서 기밀정보를 유출했다고 WP는 전했다.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유출한 정보는 중동의 한 동맹국이 전달한 것으로, 트럼프가 정보를 수집한 방법이나 정보원을 러시아와 공유하지는 않았지만 동맹국이 IS 정보를 수집한 시리아 도시는 언급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NYT는 러시아가 해당 정보의 출처와 취득 방법까지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허버트 맥매스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날 오후 백악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기사는 잘못된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은 단지 항공기 테러를 포함해 테러조직 관련 공통된 위협을 러시아 측과 검토했으며 정보원이나 정보수집 방법, 공개되지 않은 군사작전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고 성명을 발표했으나 아무런 질문을 받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