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살아나는 남유럽 재정위기 악몽…그리스, 5년 만에 또 경기침체 진입

입력 2017-05-17 08:58 수정 2017-05-17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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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복기에 접어드나 싶던 그리스 경제가 5년 만에 또 경기침체 국면에 진입했다.

그리스 경제가 작년 4분기에 이어 올해 1분기에도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면서 2012년 이후 5년 만에 다시 경기 침체에 빠졌다고 16일(현지시간) BBC가 보도했다. 경기가 2개 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면 기술적 경기침체로 간주한다.

16일 유럽연합(EU) 통계 당국인 유로스타트에 따르면 그리스의 올해 1분기 국내총생산(GDP)은 전 분기 대비 0.1% 감소했다. 직전 분기인 작년 4분기 GDP 성장률은 -1.2%였다. 그리스의 GDP 성장률이 2분기 연속 하락한 것은 2012년 이후 5년 만이다. 이로써 그리스는 9년 새 네 번째 경기 침체 국면에 진입한 셈이다.

그리스의 경기 침체는 국제 채권단과 3차 구제금융 협상을 둘러싸고 갈등하는 동안 벌어진 일이다. 그리스는 2010년 EU, 국제통화기금(IMF) 등 국제 채권단으로부터 1차 구제금융을 지원받았다. 이후 2012년 1000억 유로(약 123조6810억 원) 규모의 채무 탕감과 2차 구제금융을 받았고, 2015년에는 3차 구제금융이 결정됐다. 그런데 3차 구제금융 분할금 집행이 EU와 IMF 등 채권단 간 갈등으로 지연됐다. 그리스는 3차 구제금융을 받는 조건으로 혹독한 긴축 안을 수용한 상황이었다. 갈등 끝에 지난 2일 그리스는 구제금융 예비 협상을 타결했다. 그리스는 IMF가 요구한 세금 징수 시스템 개혁, 연금 삭감, 노동시장 개혁 등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유클리드 차칼로토스 그리스 재무장관은 구체적으로 2018년부터 GDP의 3.5% 재정 흑자를 달성한다는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면 이듬해부터 연금 삭감 등 개혁을 단행한다고 밝혔다. 만약 그리스가 3차 구제금융 분할금을 받지 못하며 채무불이행(디폴트)에 빠질 가능성이 컸다.

IHS마르키트의 하워드 아쳐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그리스가 다시 경기침체 국면에 진입한 이유는 구제금융에 대한 불확실성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그리스 국민은 긴축에 반대하는 파업에 전면적으로 뛰어든 상황이다. 17일에는 여객선, 철도 노조 등이 24시간 총파업을 단행해 교통, 공공 서비스 등에서 혼란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BBC는 전했다.

그리스와 반대로 유로존 경제는 회복 기조를 보이고 있다. 그리스 등 남유럽발 재정위기의 충격파에서 벗어나고 있는 것이다. 유로존의 올해 1분기 GDP는 전 분기 대비 0.5% 성장했다. 가장 빠른 성장세를 보이는 국가는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포르투갈로 올 1분기 GDP가 각각 1%씩 성장했다. 유럽 최대 경제국인 독일은 0.6% 성장했다.

유로존의 경제 회복은 정치적 불안감이 후퇴한 데서 비롯했다. 프랑스에서 최근 새 대통령이 탄생했고, 오는 9월 독일의 총선에서는 앙겔라 메르켈 총리의 연임 가능성이 커졌다. 독일 최대 인구 주인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 주에서 지난 14일 주의회 선거를 치렀는데 메르켈이 속한 기독민주당이 승리했기 때문이다. 정치적 불확실성이 완화된 결과 유럽 증시도 안정적인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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