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해외 기관들이 한국 경제에 대해 잇따라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고 있다. 해외 투자은행(IB)들이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높인 데 이어 국제신용평가기관인 무디스도 한국 경제의 신용등급과 전망을 안정적으로 평가해 새 정부의 발걸음을 가볍게 했다.
17일 기획재정부와 국제금융센터 등에 따르면 바클레이즈, 모건스탠리, 노무라 등 10개 해외 투자은행의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는 지난달 말 평균 2.6%로 집계됐다. 이는 3월 말의 2.5%보다 0.1%포인트(p) 오른 것이다.
해외 IB들은 내년 성장률 전망치도 기존 2.5%에서 2.6%로 0.1%p 높였다.
기재부 관계자는 “미국, 중국, 일본 등 글로벌 경제가 좋아지고 있고 이에 따라 국내 경제도 수출 중심으로 나아지면서 IB들이 최근 한국 경제를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IB 중에선 3월까지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낮게 유지했던 노무라가 2.0%에서 2.4%로 0.4%p나 올려잡았다. 바클레이즈는 3월에 2.5%로 전월보다 0.1%p 올린 데 이어 4월에도 0.1%p 상향 조정했다. 또 도이체방크(2.5%)와 골드만삭스(2.5%), JP모건(2.6%)도 전월의 전망치보다 각각 0.1%p씩 올렸다.
올 1분기 성장률이 예상 외로 높았다는 점도 올 전망치를 상향 조정한 이유로 꼽힌다.
올 1분기 성장률은 0.9%(전기 대비·속보치)로 집계돼 작년 4분기(0.5%)보다 0.4%p나 상승했다. 사전 예상치(0.7∼0.8%)를 넘어서는 ‘깜짝 회복세’였다. 여기에 문재인 정부가 조만간 10조 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편성해 경기부양에 발 벗고 나설 것이란 기대가 포함됐다는 분석이다. 기재부는 12일 발표한 ‘최근 경제동향(그린북)’에서 “추경 등 적극적인 거시정책 등을 통해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경제 활성화와 민생 경제 회복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국제신용평가사인 무디스는 문재인 정부의 출범을 안정적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기존 한국의 신용등급인 Aa2와 등급 전망 안정적(Stable)을 그대로 유지했다.
무디스는 “한국에서 문재인 대통령 당선으로 정치적인 불확실성이 상당히 해소됐으나 새 정부는 중국·북한과의 긴장 고조, 일부 재벌그룹 경영진 수사, 미국의 무역정책 조정과 한·미 동맹 관련 불확실성 등의 과제에 직면해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이런 요인들은 기업·가계부채 증가, 구조조정 산업의 어려움과 함께 기본 가정에 반영됐다”며 “현재 한국이 직면한 위험 요인들이 늘어나고 증대되는 방향으로 복합 상호작용이 일어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