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개발자의 접근성을 높인 자체 운영체제(OS) ‘타이젠’ 최신 버전을 공개했다. 스마트폰 등 제한된 기기별로 구분돼 배포되던 기존 타이젠과는 달리 새로운 ‘타이젠 4.0’은 다양한 기기에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유연한 개발 환경을 제공한다. 사물인터넷(IoT) 시대에 적합한 ‘타이젠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삼성전자의 목표에 한발 다가가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삼성전자는 16일(현지시간)부터 양일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힐튼 유니온 스퀘어 호텔에서 ‘타이젠 개발자 컨퍼런스 2017(TDC)’를 개최했다. TDC는 오픈소스 플랫폼인 타이젠과 관련된 개발자, 파트너 등을 대상으로 타이젠 신규 기술과 제품을 공개하고, 비전을 공유하는 행사이다.
이번 TDC에서는 업그레이드된 타이젠 4.0 플랫폼과 한층 진화된 개발 환경을 공개했다. 타이젠 4.0 플랫폼은 기존의 IoT 관련 개발자들이 다양한 제품을 쉽고 빠르게 사업화할 수 있도록 한다. 기존 타이젠 플랫폼은 TV, 스마트폰 등 제한된 기기별로 구분돼 배포됐다. 그러나 4.0 플랫폼부터는 기능별 모듈을 세분화해 다양한 기기별 특성에 맞게 재구성해 적용할 수 있다.
또한 삼성전자는 기존의 리눅스 기반의 타이젠 플랫폼외에도 TV, 모바일 등 고사양 제품부터 보일러, 체중계, 전구 등 저사양 기기까지 사용될 수 있도록 타이젠 RT(Real Time) 기반의 플랫폼도 추가했다.
삼성전자는 플랫폼 적용 범위를 확대한 것뿐 아니라 마이크로소프트와 협력해 개발자들이 익숙한 개발 언어로 타이젠 앱을 쉽게 개발할 수 있도록 접근성을 높였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앱 구동환경인 ‘닷넷(.NET)’과 다른 OS들과 호환이 되는 멀티플랫폼 UX ‘자마린 폼(Xamarin.Forms)’이 타이젠에 도입돼 개발자들이 많이 사용하는 앱 개발툴인 ‘비주얼 스튜디오(Visual Studio)’에서 C# 언어로 타이젠 앱을 개발할 수 있다.
아울러 타이젠 기반의 IoT 기기 확산을 위해 중국의 칩셋 업체인 브로드링크(Broadlink), 국내의 스마트홈 기기 업체 코맥스(Commax)와의 협력도 진행된다.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이효건 부사장은 “운영체제 플랫폼 기술 개발이 상품과 서비스 혁신에 필수 요소라고 생각한다”며 “타이젠을 사용하는 개발자들에게도 다양한 하드웨어 사양에 따른 유연한 개발 환경을 제공하도록 지속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행사에선 타이젠을 탑재한 제품들이 대거 공개됐다. 삼성전자는 타이젠 스마트폰인‘삼성 Z4’를 최초로 공개했다. 삼성 Z4는 500만 화소의 전면·후면 카메라를 탑재했으며, 후면에는 듀얼 LED 플래시가 탑재돼 더욱 밝은 광량의 손전등 기능으로도 활용 할 수 있는 현지 시장 맞춤형 기능을 제공한다. 오는 19일부터 인도를 시작으로 순차적으로 아프리카, 중동, 인도네시아 등에 출시된다.
삼성전자는 이날 최초로 ‘아틱(ARTIK)053’ 모듈도 공개했다. 아틱053은 저사양 기기에도 적용할 수 있는 타이젠 4.0 플랫폼을 적용한 경량 IoT 플랫폼이다. 아틱은 프로세서(AP), 메모리, 통신, 센서 등으로 구성된 초소형 IoT 모듈을 가리킨다.
이외에도 삼성전자는 타이젠 플랫폼을 적용한 QLED TV, 액자형 TV인 ‘더 프레임’등 디스플레이 제품과 IoT 냉장고 ‘패밀리허브 2.0’등의 가전제품을 공개했다. 이 제품들은 스마트홈 시나리오를 통해 타이젠 제품들과 IoT 표준 기술로 연동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