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쏭語 달쏭思] 청강(聽講) 수강(受講) 방청(傍聽)

입력 2017-05-17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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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즈음 ‘비정규직 제로 시대’라는 말이 화두가 되고 있다. 직장에만 비정규직이 있는 게 아니라, 대학에도 ‘청강생’이라는 비정규 학생이 있다. 청강생에 대해 사전은 ‘대학에서 특정 규정에 의하여 강의를 듣도록 허용한 비정규 학생’이라고 설명하면서 ‘special student’라는 영어 풀이도 덧붙여 놓았다. 이에 대해, 정규 학생은 ‘수강생’이라고 한다.

청강은 한자로 ‘聽講’이라고 쓰고 각각 ‘들을 청’, ‘외울 강(말할 강)’이라고 훈독한다. 그런데 오늘날 ‘講’은 ‘외운다’는 의미보다 강의(講義)나 강연(講演)을 뜻하는 글자로 더 많이 사용하고 있으므로 ‘聽講’은 글자 그대로 풀이하면 ‘강의를 듣는다’는 뜻이다. 수강은 ‘受講’이라고 쓰며 ‘受’는 ‘받을 수’라고 훈독하므로 ‘受講’은 ‘강의를 받는다’는 의미이다.

강의를 ‘듣는 것’과 ‘받는 것’ 사이에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 차이가 거의 없다. 다만, ‘受’자는 ‘수용(受容)한다’ ‘수락(受諾)한다’는 의미를 포함하고 있으므로 ‘자격’을 갖춘 사람으로 인정하고 받아들인다는 의미가 비교적 강하고, ‘聽’에는 그런 ‘자격’의 의미가 내포되지 않은 채 단지 ‘듣는다’는 의미만 있다. 이런 차이로 인하여 수강생은 정규 학생, 청강생은 비정규 학생의 의미로 쓰이게 된 것이다.

중국에서는 비정규 학생을 ‘방청생(傍聽生)’이라고 표현한다. ‘곁 방’, ‘들을 청’, 즉 정규 학생 곁에서 강의를 듣는 학생이라는 뜻이다. 우리나라에서는 ‘방청객’, ‘방청석’이라는 말로만 사용하고 있다. 우리가 사용하는 청강생도 원래는 ‘廳講生’이라고 썼다는 견해를 제기하며 실례(實例)를 제시하는 분을 본 적이 있다. ‘廳’은 ‘마루 청’이라고 훈독한다. 수강생은 정식 학생으로 수용되어 안으로 들어와서 강의를 듣고, 청강생은 마루에서 곁다리로 듣는 학생이라는 것이다. 비정규직보다도 더 슬프게 하는 설명이다. 과연 그랬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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