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서브프라임모기지(저신용주택담보대출)와 비슷한 국내 저신용자에 대한 주택담보대출이 34조원에 이르며, 금리상승기에는 가계 상환부담이 급증해 금융불안 요인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신지선 한국은행 금융안정분석국 조사역은 12일 국제금융센터에 기고한 '한·미 주택담보대출시장 비교 및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국내 신용정보회사의 주택담보대출 차주별 신용등급 분포 자료를 토대로 추정한 결과, 지난해 말 기준으로 저신용자에 대한 주택담보대출 규모는 34조원으로 전체 주택담보대출의 12~13% 수준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규모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1조4000억달러로 전체 주택담보대출의 14%를 차지한다.
연체율은 우리나라가 지난해 말 기준 0.9%로 미국의 5.12% 보다 훨씬 낮은 반면, 주택담보대출 연체 채권 중 90일 이상 연체 채권이 차지하는 비중은 우리나라가 50~70%로 미국의 19.4%에 비해 훨씬 높았다.
이는 연체율은 낮지만, 일단 연체 상태로 진입하면 담보대출이 정상으로 회복될 가능성이 미국에 비해 떨어진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국내 주택담보대출은 변동금리 대출 비중이 지난 6월 말 현재 94%에 이른다"고 지적하면서, "아직 대출 연체율이 낮아 위험상태는 아니지만 변동금리 대출의 비중이 높아 금리 오름세가 지속될 경우 '한국판 서브프라임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해결방안에 대해 보고서는 “금리 상한을 두도록 유도하고 고정금리 대출로의 유인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며 "거치기간을 지나치게 장기로 운용하지 말도록 지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