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부 출범 1주일] 아니나 다를까 ‘權不十年’… 정권 바뀌자 ‘호남 인사’ 뜬다

입력 2017-05-18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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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 고위직 지도 영남서 호남으로

정부 고위직 출신 지역이 영남에서 호남으로 급격히 바뀌고 있다. 이명박(PK·부산 경남)에 이어 박근혜 정부(TK·대구 경북) 9년간 영남에 편중됐던 인사(人事)가 반대급부로 호남으로 바뀐 것이다. 또 다른 박근혜 지우기인 셈이다.

18일 출범한 문재인 정부 초반 인사의 특징은 호남 선호로 요약된다. 권력의 투톱이라고 할 수 있는 청와대 비서실장과 국무총리가 모두 호남 인사가 된 것은 전례를 찾을 수 없다.

전남 영광이 고향인 이낙연 국무총리 후보자, 전남 장흥인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은 문재인 정부의 인사가 앞으로 어떻게 진행될지 알려주는 전조로 읽힌다.

여기에 전북 전주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 전남 함평 이용섭 일자리위원회 부위원장 겸 청와대 정무특보가 대표적 호남 인사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으로 유력한 김상곤 전 경기도교육감도 광주다. 문재인 정부의 대탕평 정책이 호남인사 발탁으로 이어지는 셈이다.

이런 새 정부의 움직임은 과거 이명박, 박근혜 정부를 거치며 영남 인사들이 대거 등용된 데 따른 반작용이라는 분석이다.

새정치민주연합(현 더불어민주당)이 2015년 3월 발표한 ‘박근혜 정부 특정지역 편중인사 실태조사TF 보고서’에 따르면 국가 의전서열 10위까지 11명 중 8명이 영남권 출신이며, 의전서열 33위까지 확대하더라도 34명 중 15명, 44.1%가 영남권 출신으로 나타났다.

정부의 주요 정책을 심의하는 헌법상 기관인 국무회의의 구성원인 국무위원으로 임명된 전·현직 33명 중 영남권 출신은 11명(33.3%)이며, 충청권과 호남권은 각각 5명, 4명이다. 특히 현직 호남권 출신 국무위원은 단 1명으로 전직 호남권 출신 국무위원 3명에 비해 3분의 1로 줄었다.

청와대 전·현직 비서관급 이상 고위직 115명의 출신지역 또한 대구·경북 출신이 31명(27%) 등 영남권 출신이 41명(35.7%)으로 편중돼 있다. 현직 수석비서관급(특보 포함) 이상은 영남권 출신이 45%에 이르는 등 비서관급 인사와 함께 대구·경북을 중심으로 영남권 편중 인사가 더욱 심화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정부조직 17부 5처 16청 2원 5실 6위원회의 차관급 이상 고위직 132명의 출신지 역시 영남권 출신이 49명, 37.1%로 편중돼 있다.

검찰을 비롯한 경찰, 국세청, 감사원, 공정거래위원회 등 이른바 5대 권력기관의 장은 모두 영남권 출신이다. 검찰의 검사장급 이상 및 경찰, 국세청, 감사원, 공정거래위원회의 국장급 이상 5대 권력기관의 고위직 168명에 대한 출신지 조사 결과 영남권 출신이 71명, 42.3%의 극심한 편중 인사를 드러냈다. 반면 호남권 출신은 30명(17.9%), 충청권 출신은 28명(16.7%)에 불과했다.

검찰 검사장급 이상 고위직 47명의 출신지는 대구·경북, 부산·경남이 각각 10명씩 20명으로 영남권 출신이 42.6%이며, 경찰 국장급 이상 고위직 40명의 출신지는 영남권 출신이 19명으로 47.5%의 특정 지역 편중 인사를 보이고 있다. 국세청 국장급 이상 고위직도 30명 중 대구·경북 출신이 9명(30%) 등 영남권 출신이 14명, 46.7%로 편중됐다.

출신지역이 파악된 고위공무원단 968명의 경우에는 대구·경북 출신이 188명 19.4%, 부산·경남 출신이 150명 15.5%로 영남권 출신이 338명, 34.9%를 차지하고 있다.

공기업, 준정부기관, 기타 공공기관 등에 기관장으로 임명된 234명의 출신지 조사에서 대구·경북 출신이 51명(21.8%), 부산·경남 출신이 49명(20.9%) 등 영남권 출신이 100명으로 42.7% 비중을 보였다. 호남권 출신은 24명(10.3%), 충청권 출신은 18명(7.7%) 등 미미한 수준이다.

이명박 정부도 영남 편중이 심했다. 당시 민주당 최고위원인 박주선 의원이 발표한 ‘이명박 정권의 고위직 인사에 대한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2009년 6월 기준으로 이명박 정권 출범 이후 청와대 수석비서관급 이상 인사들의 출신지 현황을 분석한 결과, 총 19명 중 영남지역 출신이 9명(47.4%), 호남지역 출신 2명(10.5%), 서울지역 출신이 7명(36.8%), 충청지역은 단 한 명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장관급 인사들의 출신지 현황을 분석한 결과, 총 36명 중 영남지역 출신이 13명(36.1%), 호남지역이 6명(16.7%), 충청지역이 6명(16.7%), 서울지역이 4명(11.1%), 기타지역이 4명(11.1%) 등으로 나타났다.

차관급 인사도 총 91명 중 영남지역 출신이 36명(39.6%), 호남지역이 16명(17.6%), 충청지역이 17명(18.7%), 서울지역이 13명(14.3%), 경기지역이 4명(4.4%), 기타지역이 2명(2.2%) 등이었다.

정부산하 공공기관은 전체 297개 기관 중 이명박 정권 출범 이후 임명된 공공기관장을 분류해 총 226개 기관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영남지역 출신 인사가 총 95명(42.0%)이고, 호남지역 출신 인사는 총 30명(13.3%)으로 약 3배 정도의 지역 편중 현상이 나타났다.

정부 관계자는 “A경제부처의 경우 TK출신이 아니면 요직에 가지도 못하는 등 지역 편중이 심했다”며 “새 정부에서는 호남 출신들의 약진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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