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EC 통상장관회의, ‘보호무역주의 배격’ 빠져

입력 2017-05-21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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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통상장관회의에서도 보호무역주의를 배격한다는 입장에서 한 발 물러섰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이인호 통상차관보를 수석대표로 해 20~21일 1박 2일 간 베트남 하노이에서 개최된 제23차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통상장관회의에 참석했다고 21일 밝혔다.

이번 회의에는 베트남 아잉 산업무역부 장관, 미국 라이트하이저 USTR 대표, 중국 중산 상무부장 등 21개 아태 역내 회원국 대표들이 참석해 아태지역 경제통합, 중소기업 혁신, 다자무역체제 지지 방안 등을 논의했다.

이번 APEC 통상장관회의에서는 의장국 베트남의 주도 하에 ‘새로운 역동성 창조, 함께하는 미래 만들기’를 주제로 △역내 경제통합 심화 △디지털시대의 중소기업 혁신 지원 △지속 가능하고 혁신적이며 포용적인 성장 촉진 △2020년 이후 새로운 APEC 비전 등 중점 의제별로 역내국 간 다양한 협력방안을 모색했다.

하지만 공동성명에서는 보호무역주의를 배격한다는 문구가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라이트하이저 USTR 대표는 이날 회의에 참석해 미 트럼프 행정부의 통상정책 기조를 반영해 무역 왜곡조치의 시정, 자국의 무역적자의 해소 등을 위해 자유(free)ㆍ공정(fair)ㆍ개방(open) 무역이 아태지역에서 핵심 가치가 돼야 함을 강조했다.

미국은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보호무역주의 배격 문구가 담긴 공동 성명에 서명하는 것을 거부하면서 세계 외교를 흔들고 있다. 올해 3월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ㆍ중앙은행 총재회의 공동 선언문에서 ‘보호무역주의 배격’이라는 단골 멘트가 사라지는 등 보호주의에 대한 논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날 참석자들은 아태 지역의 지속적 성장을 위해서는 서비스 무역 자유화, 국제 공급망의 원활화, 비관세장벽 해소 등 역내국간 무역ㆍ투자를 증진하기 위한 노력을 다각도로 강화하는 한편 급성장중인 전자상거래를 통해 중소기업이 무역의 혜택을 보다 폭넓게 향유하도록 지원할 필요가 있다는데 의견을 같이했다.

또한, 디지털 경제와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해 경제 전반의 근본적인 변화가 예상되는 가운데 성장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아태 역내 기업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중소기업의 혁신과 경쟁력 강화에 적합한 정책 환경 구축이 필요하다는데 공감했다.

디지털화가 가져올 일자리 대체 문제에 대응해 인적자원개발 등 관련 정책 개선을 위해 협력을 증진해 나가기로 했다.

참석자들은 4차 산업혁명이 새로운 성장의 기회를 열어줌과 동시에 기존 산업과 일자리를 축소하고 양극화를 심화시키는 등 경제와 사회 전반에 파괴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데 인식을 같이하고, 경제ㆍ산업, 금융, 사회 등 분야에서 아태 지역의 포용적 성장을 위한 협력 방향을 구체화하기로 했다.

APEC 통상장관들은 아제베도 WTO 사무총장과 업무오찬을 하는 자리에서, 다자무역체제의 중요성과 자유무역의 혜택을 인정하고 무역을 통한 경제성장의 중심에 있는 다자통상체제를 지지하면서, 오는 12월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열리는 제11차 WTO 통상장관회의 성과 도출을 위해 노력하기로 했다.

이 차관보는 국제 통상환경 변화에 대응해 APEC이 아태 지역의 경제통합을 달성하기 위한 노력을 심화할 것을 강조했다.

이 차관보는 “아태자유무역지대의 중간 경로(pathway)로서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등 역내 양자ㆍ다자 협상을 중단 없이 진전시켜 나가는 한편, 디지털 무역 활성화, 비관세 무역장벽 해소 등에 우선순위를 두고 구체적으로 협력해 나갈 것”을 촉구했다.

APEC 회원국들은 이번 통상장관회의에서 논의된 의제별 핵심 제안사업을 보다 개선하기 위해 실무 차원의 논의를 진행하고, 그 결과를 종합해 올해 11월 베트남 다낭에서 개최될 예정인 APEC 정상회의에 보고할 예정이다.

한편, 이 차관보는 APEC 계기 쩐 뚜언 아잉 베트남 산업무역부 장관을 면담하면서, APEC을 비롯한 다자무대에서의 양국간 공조를 강화하고, 한ㆍ베트남 양자 간 경제협력을 증진시켜나가기로 합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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