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지주사 전환 부인 속내 알고 보니...

입력 2017-05-24 08:44 수정 2017-05-24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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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제철과 상호출자 문제 발생...지렛대 없어 최소 1조5000억 필요

“순환출자가 그룹총수의 지배권을 유지와 승계를 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곳은 현대차그룹 하나 남았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내정자는 지배구조 개편 대상으로 현대차그룹을 직접적으로 거론했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현대차그룹이 빠른 시일내에 어떤 식으로든 지배구조 개편 작업에 나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 순환출자 구조로는 지주사 설립이 법테두리에서 어려움이 있다. 지주사 대신 순환출자만을 해결하려면 총수 일가가 4조원이 넘는 막대한 자금을 마련해야 한다. 그나마 현대차와 기아차, 현대모비스를 각자 사업부분과 투자부분으로 나눠 다시 투자부분을 통합병하는 방법이 가장 현실적이라는 것이 증권가 안팎의 분석이다. 이에 대해 현대차그룹은 답변 공시를 통해 검토하고 있는 사항이 아니라고 부인했다.

◇ “순환출자 해소하려다 상호출자 문제 생긴다”=현대차그룹의 순환출자는 현대모비스-현대차-기아차-현대모비스로 이뤄져 있다. 현대모비스는 현대차의 지분 20.78%를 가진 최대주주다. 현대차는 기아차의 지분 33.88%를 가지고 있다. 기아차는 다시 현대모비스의 지분 16.88%를 보유하고 있다. 쉽게 보면 정몽구 회장 등 총수 일가가 기아차가 보유한 현대모비스의 지분 16.88%를 매입하면 순환출자는 쉽게 풀린다. 그러나 문제는 돈이다. 이를 위해서는 4조원이 넘는 돈을 마련해야 한다. 순환출자에 걸리지 않는 회사에서 사들인다고 해도 그럴 자금 능력이 있는 비금융 계열사가 없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각자 분할 통합’ 방법이 가장 현실적인 대안으로 꼽히고 있다. 이는 현대차와 기아차, 현대모비스가 각각 사업부분과 투자부분으로 분할한 후 다시 3개사의 투자회사 합병하는 방법을 말한다. 얼핏보면 큰 자금을 소요할 필요가 없어 보인다. 현재의 순환출자 구조에서 이대로 시행을 할 경우 혹을 떼려다 혹을 붙이는 꼴이 된다. 상호출자가 발생해 직접적인 제재를 받을 수 있다. 복병은 현대제철의 최대주주와 보유한 계열사 지분이다. 현대제철의 최대주주는 기아자동차다. 또 현대제철은 현대모비스의 2대주주이기도 하다. 이런 지분구조에서 현대모비스와 기아차, 현대차가 각각 투자부분을 분할한 후 합병을 하면 새로운 지주사와 현대제철이 서로 상호출자가 되는 상황이 발생한다. 대기업집단의 또 다른 법률적 용어는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이다.

◇ “지렛대부터 찾아야 방법 선택 가능”= 현대차그룹이 ‘각자 분할 통합’ 방법으로 지주사를 설립하고 순환출자고리를 끊는 방법을 위해서는 기아차와 현대차가 보유한 현대제철 지분을 해결하거나 현대제철이 갖고 있는 현대모비스 지분 5.66%를 매각해야 한다.

사실상 이를 해결할 수 있는 지렛대가 사전에 마련돼야 한다는 것이다. 우선 가장 먼저 생각할 수 있는 방법은 현대모비스의 최대주주인 기아차가 현대제철이 보유한 현대모비스의 지분을 사들이는 방법이다. 현재 현대제철의 장부상 계상된 현대모비스 지분 5.66%의 장부가액은 1조4000억원 수준이다. 기아차가 부담이 된다면 이 지분을 인수할 전략적 투자자를 찾아 나서야 한다.

이에 따라 현대차그룹이 현행 법률망에서 합법적으로 순환출자구조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최소 1조5000억원이상이 필요하다는 것이 재계 일부의 분석이다.

이와 함께 현대차와 기아차, 현대모비스의 대주주인 국민연금이 지주사 전환 등에 동의를 할 지도 문제다. 지주사 전환이 사실상 승계구도와 직접 연결되는 것인 만큼 반기업정서가 새로운 걸림돌이 될 수 있는 셈이다.

재계 관계자는 “다단계의 순환출자 구조에서 지주사를 설립하려면 상호출자가 발생할 소지가 크다”며 “상호출자가 발생할 수 있는 지배구조를 해결하는 것이 우선일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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